사내용 도서 ‘코로나19 전과 후’ 발간
경제 등 다양한 영역 변화 사례 담아“비대면 강화되고 외식문화 축소될 것”
임직원 조찬 포럼 이달 말 재개키로
롯데그룹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최근 발간한 ‘코로나19 전과 후’(BC and AC)라는 사내용 도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룹 대표이사와 기획 임원들에게 나눠 준 이 책에는 20세기 경제 위기 등을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비교하고 정치, 국제관계, 경제, 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예상되는 변화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담겼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 “10년 경제 호황 이후 하강국면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던 중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기 때문에 기존보다 타격이 더 크고 쉽게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변화를 관통하는 화두로 위의 세 가지를 언급했다.
책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신흥국은 당분간 과거와 같은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감염병으로 생산이나 교육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해외 생산기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책은 “대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위험 분산을 위해 자원을 재분배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자국 내에서 모든 것을 조달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므로 중국 외 최소한 1~2개 이상 별도의 공급망을 확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비대면(언택트) 현상이 강화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에선 더 빠른 속도로 온라인과 모바일로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며 유통업의 핵심역량이 입지(부동산)에서 흐름(물류)의 속도로 변경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외식문화도 축소되면서 과도했던 국내 자영업 식당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치적 영역에서는 “유례없는 위기에 모든 정부가 더 큰 정부를 지향하고 경제와 기업에 대한 개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책은 또 “구조조정 등 대규모 경제 구조 재편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모두를 살릴 순 없을 것”이라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기업의 비정규직부터 대규모 실직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인재개발원은 이 책을 바탕으로 전 직원용 영상 교육자료를 만들어 사내에 배포하고 그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임원 조찬 포럼을 이달 말 재개해 관련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20-05-11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