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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들의 기특한 코로나19 기부 릴레이···“감사함 전하고 싶다”

고3 수험생들의 기특한 코로나19 기부 릴레이···“감사함 전하고 싶다”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3-11 16:47
업데이트 2020-03-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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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부 릴레이 나선 10대들
인명여고 재학생들이 직접 코로나19 기부 릴레이를 독려하는 인증샷을 남겼다. 이 릴레이 기부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지고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인명여고 학생회 제공
인명여고 재학생들이 직접 코로나19 기부 릴레이를 독려하는 인증샷을 남겼다. 이 릴레이 기부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지고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인명여고 학생회 제공

“오도가도 못하지만 마음만은 전하고파”
인명여고 릴레이 기부는 13일까지
울산과학고에서도 300만원 기부

“저는 개학이 연기돼서 집에만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하고 헌신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작은 힘이라도 보태서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

인명여자고등학교 3학년 조성현(17)양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기부 릴레이에 참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릴레이는 원하는 액수만큼 기부하고 SNS에 해시태그(#)를 달고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예방법을 적은 포스트잇 인증샷만 올려도 된다. 해시태그 1개당 100원 꼴로 추가 기부도 되는데, 이 기부금은 선생님들이 돕는다. 이렇게 모은 돈은 의료진과 재난 취약층들에게 지원할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구입하는 데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기특한 기부 릴레이는 이제 막 수험생이 된 인명여고 3학년들이 주도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월 모의고사도, 개학도 미뤄진 10대들은 자신들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했다. 학생회장인 강서영(18) 양은 “다들 각자 입시에 영향이 갈까 스트레스 받을 텐데도 오히려 ‘좋은 기회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준다”면서 “처음엔 혹시 호응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고 했다.
인명여고 재학생들이 직접 코로나19 기부 릴레이를 독려하는 인증샷을 남겼다. 이 릴레이 기부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지고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인명여고 학생회 제공
인명여고 재학생들이 직접 코로나19 기부 릴레이를 독려하는 인증샷을 남겼다. 이 릴레이 기부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지고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인명여고 학생회 제공
13일까지 이어지는 릴레이는 11일 기준 벌써 150여명이 참여해 130만원이 모였다.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지만 기부 참여 인원의 약 80%(120명)가 재학생들이다. 코로나19 안내 콜센터 번호를 의미하는 1339원부터 몇십만원까지 크고 작은 돈들이 모였다. ‘#인명여고코로나기부릴레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벌써 500개 넘게 SNS에 올라왔다.

캠페인을 주도한 학생들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 모금이라도 한 것”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조양은 “코로나19 현장을 직접 찾아가 도울 수 없어 안타깝다”며 “우리의 작은 기부 운동이 애쓰시는 의료진, 소방대원, 공무원들에게 힘과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소녀들의 모금 운동은 ‘선한 영향력’의 대물림이다. 지난해 4월 인명여고 학생들은 강원도 산불 피해를 돕는 모금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해 4월 인명여고 학생들은 강원도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한 오프라인 성금을 했다. 송성은(18) 양은 “등굣길에서 일주일 간 성금을 했는데 100만원이나 모으는 등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호응했던 작년의 좋은 기억 덕분에 이번 모금 운동도 용기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울산에서는 3일만에 300만원 모아 의료진에 기부도
다른 지역에서도 10대들의 기부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울산과학고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3일간 약 300만원을 모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의료진들의 방호복과 마스크 구입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당부와 함께 였다.
울산과학고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3일만에 모은 300만원은 의료진의 방호복과 마스크 등 용품을 사는 데 쓰일 예정이다 울산과학고 졸업생 이채성씨 제공
울산과학고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3일만에 모은 300만원은 의료진의 방호복과 마스크 등 용품을 사는 데 쓰일 예정이다
울산과학고 졸업생 이채성씨 제공
이들의 모금은 졸업생 이채성(19)씨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이씨는 “코로나19 콜센터 번호를 의미하는 13390원씩 친구들끼리 모아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오히려 고등학생인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후배들은 “좋은 것은 함께 돕고 싶다”면서 선배들을 따라줬다. 재학생들의 모금을 이끈 이텐진체펠(17) 군은 “장학금을 쪼개고, 용돈을 모아 기꺼이 기부해준 친구들에게 많이 배웠다”면서 “모두가 힘을 합쳐 우리나라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빨리 극복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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