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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인도 첫 방문은 재선 전략…인도계 미국인, 표심 자극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 인도 첫 방문은 재선 전략…인도계 미국인, 표심 자극에 나서

한준규 기자
입력 2020-02-24 16:20
업데이트 2020-02-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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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인 성격도 한 몫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신문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시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각종 굵직한 현안을 뒤로하고 인도 첫 공식 방문에 나섰다. 이를 두고 워싱턴정가에는 뒷말이 무성하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인도계 미국인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또 ‘관종’인 트럼프 대통령이 10만 군중의 환호를 받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무리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인도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인도인들과 함께 하는 걸 고대한다. 내 친구 모디 총리와 함께 수백만의 (인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큰 행사가 될 것이다. 모디 총리가 인도에서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일 거라고 말해줬다. 아주 신나는 행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도 방문 첫날인 24일 1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의 세계 최대 크리켓 경기장 ‘사르다르 파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환영행사를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마스테(힌두어로 ‘안녕’) 트럼프’라는 환영행사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10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대선 시즌, 트럼프 대통령은 TV용 볼거리와 많은 지지자, 동조하는 고위인사들을 필요로 하는데 그 모든 것이 인도에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인도계 미국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2016년 대선에서 등록 유권자인 인도계 미국인은 120만명이었고, 이중 80% 이상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표를 던졌다. 이번 대선에선 등록 유권자 규모가 14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친분이나 인도 방문을 계기로 미국계 인도인들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1박2일 짧은 인도 방문을 두고 워싱턴정가뿐 아니라 인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시간이나 걸리는 인도를 찾는데 ‘미니 무역협정’ 등 아무런 성과 없이 그야말로 환영 행사만 참가하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은 인도와 군사, 저작권, 무역 부문 등 많은 현안을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미·인도 정상회담에서 현안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도 내에서도 과잉 환대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아메다바드의 슬럼가를 가리기 위해 담을 쌓고,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 예정인 타지마할 인근 수질 개선을 위해 아그라를 지나는 야무나강에 대량의 물을 쏟아붓는 등 과도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제 부진, 시민권법 개정 반대 시위 등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린 모디 총리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환영행사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는데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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