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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언제 가나” .. 중국 탁구 두 달째 ‘코로나 노마드’

“집에는 언제 가나” .. 중국 탁구 두 달째 ‘코로나 노마드’

최병규 기자
입력 2020-02-12 15:53
업데이트 2020-02-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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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발목 .. 3월 부산세계선수권대회 끝나야 자국 복귀 전망

이달 초 독일오픈 끝난 뒤에도 중국 복귀 못하고 카타르에 셋방 신세
부산세계선수권 때에도 자국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산행 .. 귀향 난망
중국 복귀를 미루고 카타르 도하에서 훈련중인 중국 탁구선수단이 지난 4일 첫 훈련을 시작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중국탁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중국 복귀를 미루고 카타르 도하에서 훈련중인 중국 탁구선수단이 지난 4일 첫 훈련을 시작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중국탁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중국 탁구가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최강으로 발돋움한 데에는 1대1의 맞춤형 교육·훈련 시스템이 한 몫 했다. 선수 한 명에 코치 한 명, 피지컬 트레이너도 한 명이 따라붙는다.

철저한 관리를 통한 기본기 습득을 위해서다. 국가대표 뿐 아니다. 우리 식으로 치면 2군 격인 상비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러다 보니 선수단 규모도 으뜸이다. 오는 3월 22일 부산에서 막을 올리는 팀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대표팀 선수들은 남녀 각 5명이지만 대회조직위에 등록된 선수단 총인원은 무려 79명이다.

80명에 가까운 중국 탁구선수단이 지금 유랑 아닌 유랑 생활을 하고 있다. 벌써 2개월째다. 지난해 12월 자국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파이널을 축제로 마친 중국선수단은 곧바로 유럽으로 날아가 2020시즌 준비를 위한 훈련캠프를 차렸다.
류궈량(가운데) 중국탁구협회장이 자국 지난 4일선수단의 훈련 장소를 마련해준 알리 한나디 카타르탁구협회장, 스티브 덴튼 국제탁구연맹(ITTF) 부회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중국탁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류궈량(가운데) 중국탁구협회장이 자국 지난 4일선수단의 훈련 장소를 마련해준 알리 한나디 카타르탁구협회장, 스티브 덴튼 국제탁구연맹(ITTF) 부회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중국탁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1월말 시작되는 월드투어 플래티넘 대회인 독일오픈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계획은 1월 중순 중국으로 돌아와 팀을 다시 꾸린 뒤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베이성을 진앙지로 한 ‘신종 코로나’ 쓰나미가 선수단 귀가에 파장을 미쳤다.

결국 선수단은 자국 복귀를 독일오픈 참가 이후로 미뤘다. 그런데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중국내 희생자가 600명을 넘어서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선수단은 일정을 재차 수정했다. 3월 3일 도하에서 열리는 카타르오픈을 치르고 상황을 다시 체크한 뒤 22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참가한다는 ‘플랜B’를 작성했다.

그런데 지난 2일 독일오픈이 끝난 뒤 카타르오픈이 열리는 한 달 동안 머물 곳이 없었다. 서유럽에서 열리는 챌린지투어에 눈길이 갔지만 아무래도 ‘격’에 맞지 않았다.

류궈량 중국탁구협회장은 지난 3일 ITTF와 카타르협회에 도움을 청했고, 카타르는 요청 하루 만에 “그렇게 해주겠다” 즉답을 날린 뒤 15개의 테이블과 의료 장비, 최고급 호텔과 식사 등 ‘고품질’의 훈련 환경을 제공했다.

류궈량 협회장과 중국선수단은 지난 11일 자국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카타르의 도움으로 일주일째 훈련을 하고 있다. 카타르가 그렇게 짧은 기간 모든 걸 준비할 줄은 몰랐다”면서 “카타르오픈에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중국 여자탁구대표팀 류스원이 지난 4일 카타르탁구협회가 마련해준 중국선수단 훈련 캠프에서 훈련에 비지땀을 쏟고 있다. [중국탁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중국 여자탁구대표팀 류스원이 지난 4일 카타르탁구협회가 마련해준 중국선수단 훈련 캠프에서 훈련에 비지땀을 쏟고 있다. [중국탁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중국은 카타르오픈 뒤에도 자국 복귀를 또 미루고 대회가 끝난 3일 뒤인 오는 3월 11일 세계선수권대회가 막을 올리는 부산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29일 부산대회가 끝난 뒤 중국 복귀가 가능해진다 해도 유랑생활은 ‘눈칫밥’ 100일을 훌쩍 넘기게 된다.

중국선수단을 맞이할 부산세계선수권 조직위는 긴장이 역력하다. 정현숙 사무총장은 12일 “잠복기를 고려해 입국 14일 전까지 선수단의 건강진단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ITTF와 공조해 입국시, AD카드 수령시, 숙소 출입시 열화상카메라 등으로 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단에는 후베이성 출신 선수들이 없다.

정 총장은 또 “중국 측의 거센 항의로 오늘 취소된 중국선수단에 대한 부산시의 ‘특별 관리’ 계획은 조직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나온 것”이라면서 “특정 국가 선수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자칫 외교문제까지 촉발할 수 있는, 불평등하고 부당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부산시는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지침에 따른 것”이라면서 호텔 한 층을 통째로 비워 중국선수단에 배정하고 전용 엘리베이터만 사용하도록 해 동선을 분리하는 등의 특별 관리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

부산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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