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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항복 대신 사제폭탄 경고… 시민들은 구출 작전

홍콩 시위대, 항복 대신 사제폭탄 경고… 시민들은 구출 작전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11-19 17:46
업데이트 2019-11-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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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공대 봉쇄 작전… 400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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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탈출
필사의 탈출 홍콩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가 점거한 이공대를 봉쇄하고 대규모 진압작전에 나선 18일 밤 11시쯤 시위대 수십명이 학교 건물 옆 육교에서 몸에 밧줄을 묶고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일부 학생은 육교 밑에서 대기하던 시민들의 도움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지만 대부분은 도로에 내려오자마자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시위대와 경찰이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이공대에서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19일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대학 구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막고 ‘항복’을 촉구했다. 한때 700명이 넘던 시위대는 대부분 체포되거나 가까스로 빠져나가 100명 정도 남았다. 홍콩 시민들은 이공대를 포위한 경찰 병력 일부를 유인해 학생들에게 퇴로를 열어 주기 위해 밤샘 시위를 벌였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부터 이공대를 봉쇄하고 시위대가 백기 투항하기를 기다리는 ‘고사작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공방전이 벌어져 이공대에 있던 시위대 가운데 400명 넘게 체포됐다. 그러자 홍콩 시민 수만명이 밤새 몽콕, 침사추이 등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화염병을 던졌다. 시위대는 “이공대로 가서 바퀴벌레(경찰)를 박멸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카오룽반도 전역을 마비시켰다.

이 사이 이공대에서는 시위대의 필사적인 탈출 작전이 펼쳐졌다. 오전 8시 15분쯤 한 무리가 정문으로 나가려다가 경찰이 최루탄을 쏘자 물러났다. 정오쯤 100여명이 다시 한번 정문 진출을 시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오후 1시 30분쯤 정문 등 세 방향으로 동시에 달아나며 경찰과 육탄전을 벌였다. 학생 일부는 탈출에 성공했고 일부는 교내로 되돌아갔다고 명보 등 홍콩 언론이 전했다.

SCMP는 “홍콩 시위대가 중문대와 이공대, 도시대 등에서 위험 화학물질을 탈취했다”고 이날 전했다. 앞서 경찰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도난당한 화학물질 중에는 휘발성이 매우 강한 폭발물도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인터넷 커뮤니티 LIHKG에는 ‘최후통첩’이라는 제목으로 “경찰이 이공대 봉쇄를 풀고 철수하지 않으면 경찰 숙소 등에 (사제)폭탄을 던지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홍콩 시위에 대해 ‘강경파’ 크리스 탕 홍콩 경무처 차장을 경찰 수장인 경무처장에 임명했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도 시위대 폭력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 준 것이다. 탕 처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동료를 보호하고 우리 동료가 법 집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지할 것이다. 폭력 인사들이 더는 폭력을 쓰지 않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홍콩이공대 등 시위자와 경찰 간 대치를 포함해 홍콩에서 정치적 불안정과 폭력이 심해지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중국 정부도 자유의 측면에서 홍콩 시민에 대한 약속(일국양제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반면 1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홍콩 고등법원의 ‘복면금지법’ 위헌 결정에 대해 “홍콩 법률의 위헌 여부는 오직 전인대 상무위원회만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도 이날까지 나흘 연속 1면 논평을 통해 “홍콩 문제와 관련해 (미국 등) 외부 세력의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며 “홍콩 폭동 진압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11-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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