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국제·자사고 없앤다… 고교 서열화 해체

외고·국제·자사고 없앤다… 고교 서열화 해체

김소라 기자
김소라, 고혜지 기자
입력 2019-11-07 22:30
업데이트 2019-11-08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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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괄 적용… 75곳 일반고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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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교육정책 ‘갈등’
고교 교육정책 ‘갈등’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내용의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뒤로 보인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전국 단위 모집 일반고 49곳 특례 폐지
‘고교 교육 특구’ 구축… 5년간 2조 투입
자사고 측 “헌법소원 불사”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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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교육정책 ‘갈등’
고교 교육정책 ‘갈등’ 7일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이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교장연합회와 자사고학부모연합회가 함께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한 폭거”라고 교육부를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5년 3월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 이에 따라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된 외고·국제고·자사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교육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안에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의 설립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0조와 91조의 3을 개정하고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 3월부터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 일괄 전환 대상 학교는 외고 30개교와 국제고 7개교, 자사고 38개교다. 일반고 전환 뒤에도 학교 이름과 교육과정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며 외국어와 국제학 등에 특성화된 고교로 운영될 수 있다.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일반고(49개교)의 모집 특례도 폐지된다.

외고·국제고·자사고와 일반고로 서열화된 고교체제는 초·중학교 단계에서 고입 사교육을 유발하고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를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교육부는 고교 서열을 해체해 고교 유형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을 받는 ‘수직적 다양화’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고교 교육 전반에 불공정을 만들 뿐 아니라 미래 교육에도 부합하는 형태가 아니어서 과감히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2025년 3월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개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수평적 다양화’를 추진한다. 이에 앞서 중학교 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학업 설계를 지원하고 개별 학교의 교육과정 다양화를 지원한다. 교육 소외지역에는 ‘고교학점제 선도지구’(가칭)라는 일종의 고교교육 특구를 구축해 인근 특수목적고와 기존 특목·자사고의 우수한 교육 자원을 일반고로 확산한다. 교육부는 일반고의 교육 여건 강화를 위해 5년간 2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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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 고등학교 강당에서 전국 외고?국제고 학부모연합회 일반고 일괄 전환 추진 반대 성명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19. 11. 5.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5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 고등학교 강당에서 전국 외고?국제고 학부모연합회 일반고 일괄 전환 추진 반대 성명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19. 11. 5.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당초 ‘고교체제 개편 3단계 로드맵’에 따라 내년 하반기 고교체제 개편 논의를 시작하려던 정부가 ‘일괄 폐지’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교육계의 갈등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행령 개정 이후 헌법소원 등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2019-11-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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