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 유도에 울고 웃는 KBL…할리우드 액션왕은 오누아쿠

반칙 유도에 울고 웃는 KBL…할리우드 액션왕은 오누아쿠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19-11-05 23:28
업데이트 2019-11-06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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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1R 페이크 파울 공개

툭하면 만세·비명… 대놓고 다이빙
DB 10차례로 최다 구단 ‘불명예’
오누아쿠 5개로 개인 최고 기록
오리온·모비스는 0건으로 깨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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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 김종규(동그라미 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창원 LG의 정희재(왼쪽)와 살짝 부딪친 후 만세를 부르며 넘어지고 있다.  KBL 영상 캡처
원주 DB 김종규(동그라미 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창원 LG의 정희재(왼쪽)와 살짝 부딪친 후 만세를 부르며 넘어지고 있다.
KBL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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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김민구(동그라미 왼쪽)가 지난달 9일 안양 KGC의 브랜든 브라운(오른쪽)의 수비에 막히자 뒤로 쓰러지고 있다.  KBL 영상 캡처
DB 김민구(동그라미 왼쪽)가 지난달 9일 안양 KGC의 브랜든 브라운(오른쪽)의 수비에 막히자 뒤로 쓰러지고 있다.
KBL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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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의 김건우(동그라미 가운데 오른쪽)가 지난달 20일 인천 전자랜드의 섀넌 쇼터(가운데 왼쪽)를 수비하다 넘어지고 있다.  KBL 영상 캡처
서울 SK의 김건우(동그라미 가운데 오른쪽)가 지난달 20일 인천 전자랜드의 섀넌 쇼터(가운데 왼쪽)를 수비하다 넘어지고 있다.
KBL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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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의 정창영(동그라미 뒷줄 가운데)이 지난달 27일 LG의 캐디 라렌(뒷줄 오른쪽)의 스크린에 걸려 쓰러지고 있다. KBL 영상 캡처
전주 KCC의 정창영(동그라미 뒷줄 가운데)이 지난달 27일 LG의 캐디 라렌(뒷줄 오른쪽)의 스크린에 걸려 쓰러지고 있다.
KBL 영상 캡처
“으악.”

프로농구 경기 중 코트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린다. 소리만으로는 부족했는지 2m 안팎의 건장한 선수들이 두 팔을 번쩍 드는 만세 제스처로 심판의 파울콜을 유도한다. 영상을 다시 돌려보면 가벼운 몸싸움이었거나, 신체가 아닌 공을 건드린 정당한 수비인 데도 마치 치명상을 입은 듯 얼굴을 감싸쥔다. 때로는 상당한 통증이 온 듯 오만상을 지으며 동료들의 부축을 받는다. 하지만 심판의 휘슬이 울리지 않으면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잽싸게 일어난다.

농구 코트는 순식간에 할리우드 액션 연기를 경쟁하는 눈속임 무대가 된다. 페이크(가짜) 파울은 경기 흐름을 중단시킬 뿐 아니라 정당하지 않은 자유투나 공격권으로 승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심판들은 ‘플라핑’(flopping·시합 중 선수가 과장된 몸짓으로 쓰러지거나 다친 척을 해 심판 파울콜을 유도하는 행위)이 분명해 보일 경우 쓰러진 선수들에게 일어나라고 지시한다.

한국농구연맹(KBL)이 5일 올 시즌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적발된 ‘페이크 파울’ 29건의 영상과 해당 선수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KBL은 2018~2019시즌부터 경기 후 영상 판독을 통해 페이크 파울을 적발했지만 비공개했다.

김동광 KBL 경기본부장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선수들의 행위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올 시즌부터 공개를 결정했다”면서 “국제농구연맹(FIBA)도 페이크 파울을 금지하는 등 깨끗한 경기는 세계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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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나누 오누아쿠(DB) 연합뉴스
치나누 오누아쿠(DB)
연합뉴스
지난 1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페이크 파울이 적발된 팀은 원주 DB 프로미로 모두 10차례였다.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처럼 독특한 자유투 자세로 눈길을 끈 외국인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23)가 5개로 팀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지난달 3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경기에서 선보인 플라핑 행위로 공식 사과까지 했던 ‘연봉킹’ 김종규(27)도 포함됐다.

KBL은 페이크 파울 명단 공개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김 본부장은 “일회성이 많지만 공개되고 경고를 받은 만큼 2라운드부터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2회 이상 적발돼 벌금을 낸 선수는 오누아쿠 등 4명이다.

팀별로는 DB 다음으로 서울 SK 나이츠와 전주 KCC 이지스, LG가 4회를 기록했고, 안양 KGC인삼공사, 서울 삼성 썬더스, 부산 KT 소닉붐이 각각 2회로 나타났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단 1건도 없는 ‘깨끗한 농구’를 했다.

김승현 SPOTV 해설위원은 “이번 공개를 통해 심판도, 팬도 더이상 선수들에게 농락 당하지 않도록 페이크 파울이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9-11-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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