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대가 바라고 KT 부정채용”…‘김성태 딸 의혹’ 재판 영향 불가피

“이석채, 대가 바라고 KT 부정채용”…‘김성태 딸 의혹’ 재판 영향 불가피

이하영 기자
입력 2019-10-30 22:18
업데이트 2019-10-3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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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전 KT회장 1심 징역 1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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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등 유력 인사의 친인척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채 전 KT회장이 30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 전 회장이 지난 4월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등 유력 인사의 친인척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채 전 KT회장이 30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 전 회장이 지난 4월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재판부 “수많은 지원자에 깊은 좌절감
이 전 회장 지시가 부정채용의 시발점”
같은 재판부가 김 의원 딸 의혹도 맡아
‘부정채용=뇌물’ 성립 여부 최대 쟁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등 유력 인사의 친인척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채 전 KT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가 이 전 회장이 유력 인사의 ‘혜택’을 바라고 채용에 개입한 것을 인정한 만큼 별도로 진행되는 김 의원의 재판에서는 부정 채용을 ‘뇌물’로 볼 수 있을 것인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는 30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유열 전 홈고객부문 사장과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에 대한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들에겐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김기택 전 인사담당 상무는 벌금 700만원이 나왔다.

재판부는 “부정 채용 행위는 공정 경쟁을 가로막는 것”이라며 “신입사원 공채에 응시한 수많은 지원자에게 깊은 좌절감을 안겨준 것이 자명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이 전 회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지시가 부정채용의 시발점이 됐고, 그가 다른 피고인에게 책임 전가하는 모습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원의 판단은 김 의원의 뇌물 혐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은 ‘딸 부정채용’이라는 방식으로 김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김 의원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전 회장 등의 혐의에 대해 “특정 지원자를 채용하며 가족이나 추천자의 영향력을 통해 영업 실적을 올리거나 혜택을 받을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일종의 ‘대가’를 바라고 유력 인사에게 ‘채용 특혜’를 제공했다는 판단이라 뇌물죄 구성에 필요한 공여 행위의 실체는 인정된 셈이다. 이에 따라 ‘부정채용’ 행위를 뇌물로 판단할 지도 주목된다. 김 의원의 재판은 같은 재판부인 형사13부에서 맡고 있다.

김 의원은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여당 측 간사로 활동하면서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 요구를 무마한 대가로 딸이 특혜 채용됐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KT 관계자들의 재판에서는 “김 의원이 직접 채용 서류가 담긴 하얀 봉투를 건넸다”는 등 청탁 과정에 관한 구체적인 증언들이 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딸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 전 회장의 채용 개입 등 이후 과정은 몰랐다는 취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2012년 국감 당시 이 전 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증인도 여럿 채택되지 않은 만큼 대가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10-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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