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일로 문대통령 뒷바라지한 92세 모친 별세

궂은 일로 문대통령 뒷바라지한 92세 모친 별세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9-10-29 19:56
업데이트 2019-10-2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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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의 모친상 처음

1950년 흥남철수 때 피란한 실향민
2004년 금강산 상봉에서 동생 만나
靑 “가족장 예정…조문·조화는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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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된 19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부인 김정숙 여사가 부산 사상구에서 투표를 마친 뒤 어머니와 함께 영도구 남항동 남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고 있다.    2012.12.19  연합뉴스 자료사진
18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된 19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부인 김정숙 여사가 부산 사상구에서 투표를 마친 뒤 어머니와 함께 영도구 남항동 남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고 있다. 2012.12.19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29일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모친상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가족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다”고 말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은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이날 저녁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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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된 19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부인 김정숙 여사가 부산 사상구에서 투표를 마친 뒤 어머니와 함께 영도구 남항동 남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고 있다.    2012.12.19  연합뉴스 자료사진
18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된 19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부인 김정숙 여사가 부산 사상구에서 투표를 마친 뒤 어머니와 함께 영도구 남항동 남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고 있다. 2012.12.19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 강한옥 여사와 문 대통령의 부친 고 문용형씨는 모두 함경남도 흥남 출신의 실향민이다. 두 사람은 한국 전쟁이 발발한 1950년 흥남철수 때 피란민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내려왔다.

경남 거제에 정착한 지 2년 만에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고인은 남편의 장사가 잘 풀리지 않은 탓에 문 대통령이 어릴 때부터 집안 생계를 책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저서에서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시장 좌판에 옷을 놓고 팔거나 연탄배달을 했다고 밝혔다.

2012년 초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문 대통령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일 때 어머니가 자신을 데리고 기차 암표 장사를 하러 나갔다가 끝내 암표를 팔지 못하고 그냥 돌아온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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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시절이던 2016년 12월 25일 부산 영도구의 모친 강한옥 여사 자택에서 모친을 부축해 성당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시절이던 2016년 12월 25일 부산 영도구의 모친 강한옥 여사 자택에서 모친을 부축해 성당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신문 DB
문 대통령은 1975년 4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검찰로 이송되는 날 호송차를 따르던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가 팔을 휘저으며 ‘재인아! 재인아!’ 내 이름을 부르고 차 뒤를 따라 달려오고 계셨다”면서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멀어지는 호송차를 바라보고 계셨다”고 떠올렸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측에 있던 동생 병옥 씨를 만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추석특별기획 방송에 출연해 “제가 아마 평생 어머니에게 제일 효도했던 것이 이때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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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과 청와대에서 차례를 지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사진은 페이스북에 게시된 지난여름 청와대를 찾은 문 대통령 모친과 문 대통령의 모습. 2017.10.4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4일 오후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과 청와대에서 차례를 지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사진은 페이스북에 게시된 지난여름 청와대를 찾은 문 대통령 모친과 문 대통령의 모습. 2017.10.4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문 대통령은 이날 수원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모친이 입원한 병원으로 이동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에서 모친의 위독 소식을 듣고 헬기를 타고 부산에 다녀오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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