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 있었길래…KBS 남북축구 중계 왜 취소했나(영상)

입력 : ㅣ 수정 : 2019-10-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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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공개한 한국과 북한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 현장

▲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공개한 한국과 북한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 현장

KBS, 17일 예정된 녹화중계마저 취소
양승동 KBS 사장, 국감서 “화질 때문”
‘대북 여론 악화 우려해 취소’ 의구심
손흥민 “상대 거칠었다…심한 욕설도”

지난 15일 북한 평양에서 생중계 없이 남북한 간 무승부로 끝난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 경기가 녹화 중계마저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경기 과정에서 남북한 선수들 간 충돌이 심각한 수준에 달해 여론 악화를 우려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그러나 방송을 취소한 KBS는 화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KBS는 17일 “이날 오후 5시 방송 예정이었던 월드컵 축구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차전 남북한 간 경기의 녹화 중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상파들은 이날 이른 오전 영상이 DVD 형태로 선수단을 통해 들어오는 대로 분량이나 경기 녹화 상태 등을 확인한 뒤 방송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9.10.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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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9.10.17
연합뉴스

KBS는 경기가 종료된 후에도 방송권료 등을 놓고 최후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정상적으로 방송을 하기 어렵다는 최종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 KBS는 녹화 중계 취소에 대한 공식적인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다.

지난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간 축구 대결은 생중계와 관중은 물론 취재진마저 없는 이례적 상황에서 0대 0 무승부로 끝났다.

A매치답지 않게 인조 잔디에서 열린 경기는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됐고, 북한 선수들은 매우 거친 플레이를 펼쳐 우리 선수들이 부상 위협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 에이스인 손흥민은 귀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상대가 많이 거칠게 나왔다. 심한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면서 “이런 경기에서 부상 없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도 남북한 선수들이 경기 도중 충돌하는 장면이 있었다.

양팀 선수들이 몰려들었고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손흥민 선수가 서로 엉켜 있는 선수들을 말리면서 상황을 정리하는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 30분 북한의 리영직이 경고를 받았고, 후반 시작 1분 만에 리은철이 경고를 받았다. 한국도 김영권이 후반 10분, 김민재가 후반 17분에 각각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각각 어떤 상황에서 경고가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평양 원정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을 뒷바라지한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운 원정이었다”고 전했다.
양승동 KBS 사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7.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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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동 KBS 사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7.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녹화 중계 취소 이유를 묻자 양승동 KBS 사장은 화질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양승동 사장은 “(북한에서 받은 영상이 초고화질이 아닌) SD(기본화질)급이었고, 화면 비율도 4대 3이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이 “예전 국가대표 경기들은 영상 상태가 좋지 않아도 송출한 적이 다수 있다”고 지적하자 양승동 사장은 “뉴스에서는 좀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신 의원이 “이번 남북 경기가 관중과 취재진 없이 치러진 데다 북한 선수들이 비신사적 매너를 보여 북한에 대한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중계를 취소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양승동 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신 의원이 “화질이 안 좋으면 가공을 해서라도 중계하는 게 맞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양승동 사장은 “뉴스에서는 당연히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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