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 시위대 홍콩공항 점령… 항공·물류 전면 마비 대혼란

‘한쪽 눈’ 시위대 홍콩공항 점령… 항공·물류 전면 마비 대혼란

김규환 기자
입력 2019-08-13 00:58
업데이트 2019-08-1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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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격화… 中, 무력 개입 강력 시사

경찰 빈백건 맞은 여성 실명위기에 분노
인근 도로 마비… 출·입국 수속 중단 사태
中 “단호 조치”… 무장경찰 집결해 ‘긴장’
공항측 “오늘 오전 6시부터 운항 재개”

홍콩~한국 모두 결항… “대체편 물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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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전날 시위에서 경찰이 쏜 빈백건을 맞아 실명 위기에 빠진 여성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오른쪽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다. 이들이 홍콩국제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자 공항 측은 이날 오후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12일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전날 시위에서 경찰이 쏜 빈백건을 맞아 실명 위기에 빠진 여성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오른쪽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다. 이들이 홍콩국제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자 공항 측은 이날 오후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12일(현지시간)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하며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AP통신은 이날 오후 공항 당국이 “이번 시위로 공항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는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탑승을 시작한 항공편과 이미 홍콩으로 향하는 도착편 여객기는 운항이 허용됐지만, 나머지 항공편은 모두 취소됐다고 공항 측은 밝혔다. 공항 운영이 전면 중단되며 홍콩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기 23편도 모두 결항됐다. 홍콩 현지의 국내 단체여행객 일부는 발이 묶였고 여행사들은 대체 항공편을 알아보는 등 대응에 들어가기도 했다. 홍콩국제공항은 13일 오전 6시부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수천명의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공항 터미널로 몰려들어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전날 침사추이 지역에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며 일어났다. 시위대는 거즈로 오른쪽 눈을 가리고 전날 사건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일부는 ‘깡패 경찰아, 우리에게 눈을 돌려다오’라고 쓴 팻말을 들기도 했다. 시위대가 도보로 홍콩국제공항으로 향하면서 이날 하루 공항 도로 일대가 교통체증을 겪었다고 AP는 전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의 양광 대변인은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시위는 테러의 징후를 보여 주는 시작”이라며 “이러한 폭력적인 범죄 행위에 대해 어떠한 관용이나 자비도 보이지 않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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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홍콩 인근 중국 광둥성 선전에 비상사태에 대비한 훈련을 위해 모인 대규모 중국 무장경찰의 모습. 선전과 인접한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겨냥한 훈련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선전 AFP 연합뉴스
지난 6일 홍콩 인근 중국 광둥성 선전에 비상사태에 대비한 훈련을 위해 모인 대규모 중국 무장경찰의 모습. 선전과 인접한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겨냥한 훈련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선전 AFP 연합뉴스
시위대의 분노가 격화되는 가운데 홍콩 바로 옆 중국 광둥성 선전에 무장경찰의 장갑차와 물대포가 집결하는 모습이 포착돼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무장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가 지난 10일 선전시에 대규모 집결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이를 담은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한 누리꾼은 “선전에 무장경찰의 물대포와 장갑차 200대 이상이 집결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알려면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보라”는 글을 올렸다. 공청단은 10일 웨이보를 통해 “무장경찰은 폭동과 소요, 테러 등 사회안전과 관련된 사건을 진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통제가 엄격한 중국에서 이 같은 영상이 유포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게 중국 누리꾼들의 주장이다. 홍콩 시위가 격화하고 반중 정서마저 강하게 드러난 만큼 중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9-08-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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