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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앞세우다 외교 성과 부진” 日 아베 회의론 확산

“국내 정치 앞세우다 외교 성과 부진” 日 아베 회의론 확산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8-06 01:54
업데이트 2019-08-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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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1일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일본의 안전보장에 영향을 주는 사태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계속해서 ‘미국 등’과 긴밀히 연대해 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1일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일본의 안전보장에 영향을 주는 사태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계속해서 ‘미국 등’과 긴밀히 연대해 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남쿠릴열도 반환 공들였지만 갈길 멀고
트럼프와 우정 쌓아도 종종 따돌림당해
中과 셔틀외교 속 센카쿠 갈등은 더 고조
“남북미 판문점 회동, 보복 방아쇠 된 듯”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전임자들이 공들여 가꿔 온 한일 관계를 순식간에 파탄으로 몰고 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 능력에 총체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그가 한국에 대해 전에 없이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다른 국가들로부터의 외교 성과 부진에 대한 자국 내 비판을 상쇄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베 총리는 가장 자신 있는 분야로 ‘외교’를 내세워 왔다.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복원하는 ‘2강 외교’는 기본이고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과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라는 이른바 ‘전후 외교의 총결산’에 목을 맸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 그가 서둘러 온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의 러시아로부터의 반환은 전혀 진척이 없다. 오히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 2일 이곳을 이례적으로 직접 방문해 “여기는 우리 땅”이라고 쐐기를 박아 아베 총리를 곤혹스럽게 했다. 북한 쪽에서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 보기 위해 지난 5월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해 왔지만 북한으로부터 “낯가죽 두껍다”는 소리만 들었다.

아베 총리 본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허물없는 사이’임을 적극 강조하지만 그동안 북핵 협상이나 정상회담, 미일 무역협상, 미일 안보비용 분담 등 이슈가 나올 때마다 업신여김이나 따돌림을 당하는 모습을 되풀이해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양국 정상이 ‘셔틀외교’를 추진하고 있지만 양국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의 전략연구소 관계자는 5일 “어느 것 하나 자신 있게 외교 성과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보니 자신이 놓은 덫에 빠진 상황이 됐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한과 미 정상이 함께 만난 것은 아베 총리를 격하게 자극했고, 이것이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확정하는 방아쇠가 됐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전직 외교관인 다나카 히토시 일본종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이사장은 “외교에서는 국내 정치에 대한 고려 등을 앞세우지 말고 객관적이고 치밀하게 국익에 근거한 전략을 취해야 하지만 현재 일본 외교에 그런 부분이 감안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나카 이사장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한일 회담을 하지 않고 반도체 재료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등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한국에 대한 보복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는 외교적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8-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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