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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주택 나란히 승인 왜?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주택 나란히 승인 왜?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8-01 07:39
업데이트 2019-08-0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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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에 유대인 정착민들을 수용할 새로운 주택 6000채 건설을 승인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주택 700채도 함께 허용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의 점령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계속 펴왔는데 팔레스타인 주택을 승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영국 BBC는 지난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물론 이곳에서 정착촌을 계속 확대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계속 논란을 일으키며 점령을 기정사실로 만들어 왔다.

하지만 요르단강 서안의 이른바 ‘C 지역’에는 이미 팔레스타인 주택 700채가 있어 이번 결정이 새로운 주택 건축을 승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 주택을 법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알려진 게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보통 이곳 팔레스타인 마을들은 이스라엘 군이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착지 옆을 따라 펼쳐져 있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건축 행위를 통제하는 이스라엘의 권한을 거부한다며 이번 결정을 평가절하했다. 지도부는 성명을 내 “모든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 합의된 문서들을 무시하고 이스라엘 통치가 어두운 식민지 시절의 정신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이 왜 하필 이 때 이런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자레드 쿠시너가 중동 평화 중재안을 들고 중동 순방 중이기 때문에 아랍 국가들을 정상회의에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이란 것이다.

그런데 다시 중재에 나설 태세를 보이는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고 팔레스타인 의견을 묵살해 왔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년 공식적인 미국의 정책을 뒤집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고, 지난해에는 1949년 이후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도운 유엔 구호와 작업청(UNRWA)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했으며, 지난 3월에는 시리아 골란고원을 점령한 이스라엘의 지배권을 승인했다. 지난 31일 요르단에 머물던 쿠시너는 다음에 이스라엘을 찾은 뒤 본격적으로 아랍 국가들을 돌게 된다.

요르단강 서안에 이스라엘은 40만여명의 유대인을 정착시켰고 동예루살렘에만 20만명 가량이 살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에는 250만여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이곳을 비롯해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등을 국가로 선포하길 원하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이 장래의 독립국가 수립을 막기 위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상대가 평화회담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착지 논쟁을 이용하고 있으며 정착촌이 평화로 나아가는 데 유일하고 결정적인 걸림돌은 아니며 협상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협상은 미국 중재안이 결렬된 2014년 이후 스탠드스틸 상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동예루살렘의 네베 야코프 정착촌.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에 100여개의 유대인 정착촌을 이미 구축했다. AFP 자료사진
동예루살렘의 네베 야코프 정착촌.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에 100여개의 유대인 정착촌을 이미 구축했다.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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