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우대 제외’ 日국민 “대부분 찬성”…정부, 철회촉구

입력 : ㅣ 수정 : 2019-07-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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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환영식 및 기념촬영 때 마주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2019.7.15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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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환영식 및 기념촬영 때 마주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2019.7.15
AP 연합뉴스

일본이 수출심사 과정에 우대혜택을 주는 국가(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이 조치에 대한 국민 의견조사에서 1만여건의 의견이 접수됐고, 대부분 일본 정부의 방침처럼 “찬성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24일 일본의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 방침이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일본 정부에 보냈다.

일본은 지난 1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수출규제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27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례적으로 1만건이 넘는 의견이 모였다. 이 방송은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조치에 찬성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경제산업성은 법령 개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 이르면 다음달에 한국을 우대 조치 대상국에서 제외할 것으로 NHK는 전망했다.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는 지난 4일부터 단행됐지만,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등에 대한 사실상 보복 조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자국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관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쳤다. 일본이 한국을 실제로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면 식품과 목재를 뺀 거의 모든 부문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아베 신조 총리는 22일 기자회견에서 백색 국가 제외 방침에 대해 “수출관리에 대해 말하면 바세나르 체제 등 국제 루트 하에서 안보를 목적으로 적절한 실시라는 관점에서 운용을 재검토한 것으로 대항 조치가 아니다”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도체 소재의 수출관리를 엄격히 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 ‘지지한다’는 응답이 7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7%였다.

정부는 24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적으로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일본 정부에 보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입법예고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15쪽 분량의 정부 의견서는 성 장관 브리핑 직전에 일본 경제산업성에 이메일로 송부됐다.

성 장관은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 미흡, 양국간 신뢰관계 훼손 등 일본 측이 내세우는 금번 조치의 사유는 모두 근거가 없다”며 “양국 간 경제협력 및 우호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사전 협의도 없이, 입법예고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는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이어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 “이미 시행 중인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근거 없는 수출 통제 강화조치는 즉시 원상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역시 철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 장관은 그러면서 “양국 기업과 국민들은 지난 60여년 이상 발전시켜 온 공생·공존의 한일 간 경제협력의 틀이 깨어지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는 이번 문제 해결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견서에서 “일본은 한국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상황허가) 통제가 불충분하다고 하지만 이는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다”며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도 일본 백색국가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이 한국의 캐치올 통제 제도만을 문제 삼는 것은 명백하게 형평성에 어긋나는 차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양국 수출통제협의회가 개최되지 않았다고 해서 일본이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를 신뢰 훼손과 연관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백색국가 중에서 일본과 정기적인 협의체를 운영하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고 협의체가 없는 국가조차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한 사례가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국제 규범에 어긋나며, 글로벌 가치사슬과 자유무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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