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 대학원생 살해한 미국인 남성에 종신형, 가족들은 “사형”

입력 : ㅣ 수정 : 2019-07-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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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중국 베이징대학 환경공학 석사 학위 수여식에서의 장잉잉.

▲ 지난 2016년 중국 베이징대학 환경공학 석사 학위 수여식에서의 장잉잉.

미국에 유학 온 지 두 달도 안 된 중국 여자 대학원생을 납치한 뒤 끔찍하게 살해한 대학원생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남서쪽 피오리아 지방법원의 제임스 샤디드 판사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2017년 6월 일리노이 대학 교내에서 방문 학생 장잉잉(당시 26)을 납치한 뒤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숨지게 하고 참수한 혐의로 브렌트 크리스텐센(30)에게 종신형을 언도했다. 장잉잉의 주검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판사는 5주 동안 이어진 심리 끝에 배심원단에게 사형 선고를 언도해도 되는지 물었는데 만장일치를 이루는 데 실패하자 크리스텐센의 행동은 “용서 받을 수 없는 폭력”이었다며 석방 없는 조건의 종신형을 언도했다.

이날 법정에는 장잉잉의 부모와 약혼남, 중국 영사관 간부가 참석해 샤디드 판사의 선고를 지켜봤다.

현지 일간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샤디드 판사는 장씨 가문은 앞으로도 영원히 딸의 시신을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며 “아무리 피고가 자기중심적 생각을 가졌더라도 감옥에서 어느 순간 종이를 꺼내 그녀의 부모에게 죄송하다고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장롱가오는 딸의 주검을 찾을 때까지 가족은 “평화나 안식을 찾지 못할 것”이라면서 “피고인의 영혼에 털끝만큼의 인간애가 있다면 우리를 고문하는 일을 끝내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에 유학 온 지 두 달도 안된 장잉잉을 끔찍하게 살해한 혐의로 18일(현지시간) 종신형이 선고된 브렌트 크리스텐센.

▲ 미국에 유학 온 지 두 달도 안된 장잉잉을 끔찍하게 살해한 혐의로 18일(현지시간) 종신형이 선고된 브렌트 크리스텐센.

장잉잉은 시카고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샴페인에서 아파트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길에 실종됐는데 크리스텐센이 사복 경찰인 것처럼 그녀를 자동차에 태우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포착됐다. 크리스텐센은 같은 날 먼저 다른 젊은 여성을 차에 태우려다 퇴짜를 맞았던 것으로 재판 결과 드러났다.

여자친구였던 테라 불리스는 둘이 함께 참석한 실종 여학생 추모 행사 도중 남자친구로부터 살해했다는 고백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녀는 나아가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몸 속에 녹음기를 숨긴 채로 크리스텐센을 만나 진술을 유도했다.

배심원단은 크리스텐센이 장잉잉을 어떻게 성폭행하고 살해하고 참수했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내용과 그녀가 얼마나 격렬하게 저항했는지를 다 들었다.

일리노이주는 사형제를 폐지했지만 연방 법원이 그를 기소해 사형제 언도가 가능하기는 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장잉잉의 어머니가 18일(현지시간) 변호인이 살해 용의자 브렌트 크리스텐센에게 종신형이 선고된 데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가운데 뒤에서 다른 가족의 부축을 받고 있다. 피오리아 AP 연합뉴스

▲ 장잉잉의 어머니가 18일(현지시간) 변호인이 살해 용의자 브렌트 크리스텐센에게 종신형이 선고된 데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가운데 뒤에서 다른 가족의 부축을 받고 있다.
피오리아 AP 연합뉴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해시태그 장 살해범에 종신형 선고가 4억 회 넘게 공유됐는데 많은 이들이 사형을 피한 것에 분노를 표시했다. “위대한 정의가 실현됐다”거나 “이번 선고는 정의가 불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거나 “판사는 크리스텐센에게 죽음을 피할 기회를 준 반면 장잉잉은 그런 기회를 가져보지도 못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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