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역~평화전망대 코스 추진… DMZ, 생태·관광·경제로 뜬다

입력 : ㅣ 수정 : 2019-07-1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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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시작 DMZ] <1>대결에서 평화로- 비무장지대 르포
올해부터 ‘평화둘레길’ 일부 민간인 출입
시민들 호응에 지자체·군부대 개방 협의
철원 6사단 일부 도보 안보견학 구상 중


평화공원 조성·평화산업단지 유치 검토
통일경제특구 땐 ‘경제공동체’ 활용 기대
“지뢰제거를… 양지리검문소 철거 아쉬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비무장지대(DMZ) 일부 구간을 개방하거나 개방 준비를 하면서 66년간 금단의 땅이었던 DMZ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7일 강원 철원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DMZ.  철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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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비무장지대(DMZ) 일부 구간을 개방하거나 개방 준비를 하면서 66년간 금단의 땅이었던 DMZ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7일 강원 철원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DMZ.
철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비무장지대(DMZ)의 평화 분위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군 부대도 DMZ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가 더 진전된다면 보다 다양한 활용 방안이 마련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강원 철원 평화전망대에서 만난 안재권(65) 철원군문화관광해설사는 육군 6사단 내 일부 DMZ 구간을 개방하는 안보견학 코스를 설명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기존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던 DMZ는 정부의 ‘평화둘레길’ 사업으로 올해부터 민간인에게도 일부 구간이 개방돼 많은 시민이 DMZ를 찾고 있다. 시민들이 평화둘레길에 큰 관심을 보이자 전방 지역 지자체에서도 평화둘레길 사업과는 별개로 일선 부대와의 협의를 통해 부대 내 DMZ 일부 구간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도보 안보견학 코스가 만들어질 예정인 철원 육군 6사단 DMZ에 있는 ‘고라니 연못’에서 고라니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철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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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 안보견학 코스가 만들어질 예정인 철원 육군 6사단 DMZ에 있는 ‘고라니 연못’에서 고라니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철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지난 7일 찾은 강원 철원 육군 6사단 DMZ 내에서도 약 3㎞에 이르는 도보 안보견학 코스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월정리역 바로 앞에 있는 부대 통문을 통과해 언덕으로 이뤄진 ‘탱크 저지선’을 따라 평야에 펼쳐진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평화전망대까지 걸어가는 도보 코스를 구상 중이다. 안 해설사는 “앞으로 이런 형태의 활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남북 관계 진전에 따라 현재 다양한 활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1953년 탄생한 DMZ는 민간인 출입이 완전 통제되며 야생 동식물의 보고로 자리잡았으며 향후 개발 시 통일경제특구 및 평화공원 조성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기대되고 있다. 그중 6사단 지역의 DMZ는 서쪽으로는 ‘김일성 고지’라고 불리는 고암산과 동쪽으로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서방산이 높은 기세를 자랑하며 평야를 에워싸고 있는 곳이다. 험난한 산악 지형의 다른 DMZ와는 달리 드넓은 평야 지대로 생태·관광·경제적 다방면의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주민은 DMZ를 어떻게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1988년부터 철원에 거주해 온 안 해설사는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통일수도는 철원’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향후 이 지역을 남북 주민이 어우러 사는 계획도시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이곳에 드넓은 시가지를 형성한다면 교류협력의 장소로 활용가치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곳은 향후 북으로 이어지는 교통로 확보에도 용이한 장소로 평가된다. 철원은 MDL에 접한 길이가 70㎞에 달하는데 그중 40㎞가 평야로 이뤄져 있고 한반도 중앙에 있어 ‘사통팔달’ 교통로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재권 철원군문화관광해설사가 철원 DMZ를 통과하는 제2 땅굴의 입구 앞에서 땅굴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철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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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권 철원군문화관광해설사가 철원 DMZ를 통과하는 제2 땅굴의 입구 앞에서 땅굴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철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를 위해선 북측 평강역까지 달렸던 경원선을 조기에 복원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백마고지역에서 월정리역 간 9.3㎞를 1791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을 들여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월정리역을 지나 평강역까지 이어지는 복원사업이 이뤄지면 총 19㎞의 물류 교통로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안 해설사는 1973년 북한군이 파 놓은 제2 땅굴을 가리키며 “땅굴은 이미 남북이 연결된 만큼 교통이나 교류를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육군 6사단 앞에 위치한 월정리역. DMZ 도보 안보견학 코스는 월정리역 앞 부대 통문에서 철원 평화전망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철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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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6사단 앞에 위치한 월정리역. DMZ 도보 안보견학 코스는 월정리역 앞 부대 통문에서 철원 평화전망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철원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더불어 ‘제2 개성공단’인 평화산업단지도 DMZ에 유치하는 방안이 현재 검토되고 있으며 통일경제특구 조성으로 ‘경제공동체’의 축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철원 DMZ는 과거 화산 활동으로 현무암이 풍부해 ‘자원경제’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DMZ를 활용하려면 일단 냉전의 상징인 지뢰제거 작업이 선결돼야 한다. 특히 민통선 북쪽에 있는 대위리 마을에는 아직까지 지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진입이 통제된 구간도 있었다.

또 민통선 출입을 통제하던 양지리검문소는 2012년 주민 불편에 따라 원래 위치에서 1㎞ 북쪽으로 이동했다. 지난해부터는 사용하지 않는 검문소를 철거하기로 했다. 이날도 각종 장비가 철거 작업에 한창이었다.

안 해설사는 “민통선 구역 해제로 검문소가 기능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남아 역사적 유물로 활용할 수 있었는데 철거를 진행해 아쉽다”며 “평화 분위기에 맞춰 점차 전방지역 민통선이 조금씩 해제될 텐데 사소한 유물이라도 가능하면 역사를 위해 남겨 둬야 한다”고 전했다.

철원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07-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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