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조’ 알고보니 월세 2300만원짜리 저택에…책·강연 막대한 수입

‘중산층 조’ 알고보니 월세 2300만원짜리 저택에…책·강연 막대한 수입

김규환 기자
입력 2019-06-26 16:13
업데이트 2019-06-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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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조’로 자처하던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월세 2300만짜리 저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연설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 워싱턴 AP 연합뉴스
‘중산층 조’로 자처하던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월세 2300만짜리 저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연설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
워싱턴 AP 연합뉴스
‘중산층 조’를 자처해온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월세 2만 달러(약 2300만원)나 되는 저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월스트리트 고액 강연으로 곤욕을 치렀던 점을 감안하면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17년 1월 퇴임 후 관저를 떠나 버지니아주 매클레인에 1만 2000제곱피트(약 1114㎡·337평) 규모의 저택으로 옮겼으며, 월세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부동산 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이 저택의 월세는 2만 달러에 이른다. 저택은 5개의 방과 10개의 화장실, 대리석 벽난로가 설치돼 있으며 체육시설과 사우나도 갖추고 있다. 이 집은 2016년 이웃에 사는 벤처 투자자인 마크 아인이 425만 달러에 사들인 집이다. 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도 두 차례 기부한 적이 있으나 대체로 민주당 인사들에게 기부해왔다.

물론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저택에 살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가 ‘중산층을 위한 조’를 자처하며 지지세력을 규합해왔다는 점에서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 자신이 가장 가난한 상원의원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청렴성을 내세워왔고 델라웨어주의 소박한 가정에서 보낸 유년기의 일화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중산층의 안정적 삶을 위한 정책을 강조해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높은 월세를 부담해가며 저택에 살 수 있게 된 것은 순전히 퇴임 이후의 책 출간 계약과 고액 강연에 따른 막대한 수입 덕분이라고 WP는 추정했다. 그는 퇴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책 3권 출간에 8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두 권은 본인이 직접 쓰고 다른 한 권은 부인 질이 쓰는 조건이다. WP는 또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강연을 하거나 책 홍보행사에 참석한 것이 최소 65차례이며 이 중 적어도 10번 정도는 대가를 받지 않기는 했지만 보통 건당 15만 달러에서 20만 달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강연 계약 과정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까다로운 요구를 하기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숙소에 물과 칼로리가 낮은 제로 콜라, 오렌지 게토레이, 블랙커피가 있어야 하며 전신 거울과 의자 6개 등도 요구했다. 면발이 아주 가느다란 에인절 헤어 포모도로 파스타와 카프레제 샐러드 등으로 짜여진 이탈리아식 식사도 요청사항에 포함됐다. 강연 홍보자료에 들어간 직책명에서 ‘전’(前)을 지워달라고 하기도 했으며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다른 초청인사들은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도 혼자 이름 앞에 ‘부통령’이라는 직책을 달아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힐러리 전 장관을 둘러싼 고액강연 논란을 의식해선지 비교적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행사 위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대선주자 선언을 하면서는 강연을 중단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소득을 공개했으나 2016년 이후로는 하지 않았고 대선주자로서 지난달까지 소득을 공개해야 했지만 기한을 오는 7월 9일까지로 연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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