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 맞이하는 한반도 정세
한미 대 북중 대결 구도 땐 협상 난항미중·한중·한미 연쇄 정상회담이 분수령
김연철 통일 “향후 몇주 상당히 중요해”
시 주석이 공항을 떠나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김 위원장과 함께 무개차에 탑승해 환영하는 평양 시민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CCTV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수행단이 배석한 가운데 북중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지난 네 차례 북중 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한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교부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에서도 두 사람의 카운터파트인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배석했다. CCTV 캡처
시 주석이 이날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큰 변화로 해석된다. 그간의 남북미 3자 구도가 남북미중의 4자 구도로 바뀌는 전환점을 맞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특별토론회에서 “시 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한반도 문제의 해결 구도가 3자에서 4자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정전협정 서명 당사자인 중국이 평화협정 문제를 거론하면서 4자 프로세스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적극적 개입은 긍정론과 부정론을 함께 품고 있다. 지난해 남북미 톱다운 구도로 속도감 있는 비핵화 협상을 이뤄냈던 것과 달리 4자 구도는 한미 대(對) 북중의 대결 구도를 부르면서 협상 타결을 더욱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11일 북미 수장 간 친서 외교가 재개되고 이날 시 주석이 비핵화 대화 재개를 강조하면서 이달 말까지 연이어 예정된 대형 외교 이벤트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비핵화 협상의 단기적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및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9일 방한한다. 24일 방한할 예정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를 계기로 북미 간 실무접촉을 시작할 지도 관건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6·15 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축사에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돼 있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달 말에는 G20 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도 예정돼 있는 만큼 향후 몇 주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9-06-21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