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계, 손학규 면전서 “사퇴하라”…孫 “어려움 뚫고 나갈 것”

입력 : ㅣ 수정 : 2019-05-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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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9.5.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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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9.5.15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가 17일 손학규 대표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단 손 대표가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며 향후 당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 내부 강대강 대치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유승민계를 대표해 원내대표 경선 승리를 거머쥔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손 대표를 향해 “후배를 위해 용단을 내려달라는 게 원내대표 경선 의총에서의 민심”이라며 “당 전체가 불행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큰 어른으로서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는데 우리 당의 노력이 힘을 받고 지지를 얻으려면 당 내부가 조속히 정비되고 정상화 돼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어제 당 대표가 같은 당 동지를 수구보수로 매도하면서 의원들의 총의를 패권주의라고 비난한 것은 참으로 의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화합과 자강, 혁신하자고 약속하면서 민주평화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통합하는 일도 총선 연대도 없다고 못 박았는데 누가 수구보수이고 패권주의냐”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출신으로 그동안 최고위회의 보이콧을 이어온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손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하 최고위원은 “정치 역사에서 당 지도부가 선거참패와 당 분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일은 많았다”며 “오 원내대표가 손 대표의 사퇴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손 대표에 대한 불신임이고 탄핵을 의결한 선거”라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 체제로는 자강·화합·개혁이 안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저희 최고위원들도 손 대표와 함께 물러나 백의종군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임명 무효, 정책위의장·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사의 최고위 과반 동의 등을 긴급 안건으로 제안·의결할 것을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새길을 모색하는 과정에 손 대표께서 담백하게 임해 주시고 대범한 용기를 보여달라”며 “위화도 회군의 용기와 야심이 한 왕조의 기틀을 열었듯이 용기 있는 결단이 당의 새 전기를 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권 최고위원은 “의원들이 화합·자강을 결의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수구보수라는 말로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왜 하느냐”며 “우리 당이 좋은 모습을 보이기 원한다면 지도부 총사퇴 밖에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집중 포화에도 손 대표는 자진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손 대표는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하지 않고 어려움을 뚫고 나가겠다”며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 이를 통해 바른미래당을 살리고 총선 승리로 가겠다는 게 내 입장”이라고 했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철회와 주요 당직자 인선 요구에 대해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은 협의를 통해 임명한 것이니 완전히 적법한 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다만 최고위에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에 대한 임명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했더니 ‘오늘만은 발표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받아들였다”고 했다.

손 대표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손 대표가 평화당과 손잡고 유승민 의원을 축출하려 했다’는 발언한 데 대해 법적 조치를 요구한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 법정에 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며 “박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흔들려는 발언을 삼가해 달라”고 촉구했다.

손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퇴를 촉구했던 13명 정무직 당직자에 대한 해임 처분을 취소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앞으로 우리 당이 하나가 돼서 국민에게 제3의 길, 중도정당으로서 총선에 나가서 우리 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승리할 길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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