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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불 피해복구, 멀리 보고 함께 가야/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기고] 산불 피해복구, 멀리 보고 함께 가야/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입력 2019-04-16 22:12
업데이트 2019-04-1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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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강원 산불피해 현장에도 소중한 발걸음과 기부물품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웃이 어려울 때 먼저 나서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우리 국민들의 힘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며 핵심 자산이다. 여기에 피해 현장을 잘 살피고 구체적 현장의 수요에 근거한 활동을 기획, 실행하는 것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자원봉사활동이 될 수 있겠다.

산불 피해는 수해나 태풍 피해와는 그 양상이 매우 다르다. 피해조사가 끝날 때까지 피해 현장의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므로 당장은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에 대한 지원으로 집중된다. 고성군, 강릉시, 동해시, 속초시의 경우 재난 현장의 자원봉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집중 피해지역인 고성군의 경우 민관협력의 방식으로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 구성돼 자원봉사 수요를 파악하고 활동을 연계하고 있다.

재난은 재난복구 이후 일상의 삶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강원도 산불 피해의 경우는 평생을 살아온 어르신들이 한순간에 재로 변한 현장을 목격한 트라우마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며 이에 따른 심리적ㆍ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 의료적 지원과 함께 이웃 주민들 간의 관계를 통해 일상을 촘촘히 살피고 함께하는 일상적 복구가 함께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한 전국의 246개 자원봉사센터와 자원봉사단체들은 당장은 농번기에 마음이 타들어 가는 지역주민들을 지원하는 농촌봉사활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난현장 피해조사가 완료된 이후에는 집수리 전문 봉사활동, 나무심기 활동 등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자원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아울러 강원도를 찾아 자원봉사와 여행을 함께하는 볼런투어 활동, 농산물직거래 장터 개설 등 지역경제에 실질적 보탬이 되는 활동을 연계하기로 뜻을 모았다.

자원봉사의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피해 현장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눈앞의 산불피해 복구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스스로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체계와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그것은 멀리 보고 함께 가야 가능한 일이다.
2019-04-17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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