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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원자력] 바닷속 원전을 위한 발칙한 상상/구서룡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바닷속 원전을 위한 발칙한 상상/구서룡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

입력 2019-04-08 22:42
업데이트 2019-04-0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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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서룡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
구서룡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
테슬라, 구글에서는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자동차 산업 분야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1980년대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 등장했던 자동차 ‘키트’는 주인공이 시계로 명령하면 알아서 주인공을 찾아오고 때로는 스스로를 방어할 줄도 아는 ‘멋진’ 자율주행 자동차였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SF영화에서나 등장하던 자율주행차를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원자력 분야에서도 운전원의 실수로 인한 위험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자율운전 원자력발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현재 원자력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에만 일부 자동 운전되고 있어 자율주행차에 비하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정상 운전뿐 아니라 기동 및 정지 운전 구간에도 자동으로 운전되는 완전 자동 운전을 목표로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기동 및 정지 운전 때와 같이 고도의 집중력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운전원의 작업 부하량이 크다. 긴장된 상황에서 운전원이 발전소의 상황을 잘못 판단하면 인적 실수가 발생하고 이런 실수는 발전소 안전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40여년간 발전소 운전에서 축적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핵심 기반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 운전 기술을 개발하면 이런 실수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자율운전 자동차도 아직 미완의 상태다. 시험 주행 중 종종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윤리적 책임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하지만 불과 30년 전 키트는 텔레비전 속에만 등장했었다. 운전자를 돕는 첨단 장치와 반자율 주행기술을 개발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안전성을 향상시킨 끝에 결국 상상 속에만 있었던 키트를 실제로 거리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율운전 원자력발전소도 아직은 상상 속 기술이다. 하지만 꾸준히 연구를 거듭해 자율운전 원자력발전소가 실현된다면 해저, 우주, 극지와 같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서도 원전을 이용해 안전한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원자력 연구자들은 미세먼지 없는 청정 에너지인 원자력을 보다 더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100만 번에 한 번 있을 사고까지 방지할 수 있는 자율운전 원자력발전소 기술이 완성돼 아무도 없는 바닷속에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발칙한 상상이 실현되는 그날을 꿈꾸어 본다.

2019-04-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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