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수포자’ ‘과알못’ 벗어나는 방법, 알고보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수포자’ ‘과알못’ 벗어나는 방법, 알고보면...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03-27 17:42
업데이트 2019-03-2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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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공상만으론 안 끝나… SF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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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열린 제35회 선댄스영화제에 출품된 호주의 SF ‘아이 앰 머더’의 한 장면.  미국 선댄스재단 제공
지난 1월 말 열린 제35회 선댄스영화제에 출품된 호주의 SF ‘아이 앰 머더’의 한 장면.
미국 선댄스재단 제공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 내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한 말입니다. 양자역학과 함께 현대 물리학을 떠받치는 두 기둥 중 하나인 상대성이론도 사실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에서 시작됐습니다. 과학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과학 발전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낸 원동력은 다름 아닌 ‘상상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적 상상력’을 이야기할 때 흔히 언급되는 것이 SF입니다. 한국에서 SF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공상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청소년이나 일부 마니아들이 즐기는 허황된 내용의 하류 문화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외국에서는 연령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장르입니다.

SF에 대한 또 하나의 대중적 오해는 미래에 나타날 과학적 이슈들만을 다룬다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로 인해 현재 인류에게 나타나고 있는 문제와 사건들을 다루는 것도 SF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상상력으로만 구성된 판타지와는 달리 SF는 당대의 과학기술을 주요 소재나 배경 지식으로 삼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SF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 1월 24일~2월 3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제35회 선댄스영화제’에서도 다양한 SF 영화가 대중에게 공개됐습니다. 선댄스영화제는 미국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퍼드가 할리우드의 상업화에 반대해 1985년 ‘미국영화제’를 흡수해 시작한 세계 최대 독립영화 축제입니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유타대 생명과학부와 인간유전학과, 캘리포니아 샌타크루즈대(UC샌타크루즈) 지구행성과학과, 미주리대 생명과학부 과학자들이 올해 선댄스영화제 출품작 중에서 과학계가 주목할 만한 영화 10편을 골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3월 22일)에 리뷰를 실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폴로 11호’라는 영화입니다. 달착륙 50주년을 맞는 올해 여전히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미국의 조작’이라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아카이브에 있는 300개 이상의 대형 필름과 1만 1000시간에 달하는 음성녹음을 스캔하고 처리해 만든 일종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SF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순간부터 달에 착륙하고 다시 지구로 복귀하기까지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이번 영화에는 지금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주 탐사의 어려움과 함께 우주 탐험의 흥분을 날것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한편 아프리카 말라위의 10대 소년이 공학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마을을 구한 내용을 다룬 ‘바람을 모은 소년’이라는 영화, 인간 배아를 키우는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기계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내용의 ‘아이 엠 머더’라는 영화 등이 주목할 만하다고 합니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과알못’(과학을 알지 못하는)이라는 말이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과알못, 수포자는 과학이나 수학 이론을 재미없게 억지로 배웠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을 좀더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법, SF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2019-03-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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