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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김정은 비핵화 결단 부각…“고르디우스 매듭 끊어”

노동신문, 김정은 비핵화 결단 부각…“고르디우스 매듭 끊어”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2-17 10:39
업데이트 2019-02-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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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이름 빌려 글 게재해 “상상초월 결단…돌아서거나 물러설 길 없다”

“그이(김정은 위원장)께서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예상 밖의 파격적인 결단으로 세상을 놀래우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 결단의 당위성을 부각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이 신문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로켓 발사 시험중단 같은 ‘과감한 실천적 조치’와 올해 신년사에서 “더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이른바 ‘핵무기 4불(不)’ 입장을 천명한 것도 평화를 향한 현재의 발걸음에서 후퇴하지도, 되돌아가지도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굳건한 각오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말 베트남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재일동포 오은서의 이름으로 ‘김정은장군 평화의 새 역사를 쓰다’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비록 재일동포의 이름을 빌려, 김 위원장이 미국 등 강대국들과 담판으로 한반도 정세를 주도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선전하는 듯하지만, 실제는 비핵화로 한반도의 평화를 이뤄내겠다는 김 위원장의 결연한 의지와 진정성을 부각하고 있다.

특히 신문이 “평화로의 길은 간고험난하며 때로 값비싼 희생을 동반하기도 하다”며 “그러나 걸음걸음 앞을 막아 나서는 장애와 온갖 도전들을 주저 없이 맞받아나가시며 자신이 선택한, 평화의 길을 한치도 에돌지 않으시는 최고영도자(김정은)”라고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전차를 묶은 매듭을 칼로 내려쳐 끊었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는 묘수를 의미)에 비유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난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병진 노선 대신 선언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꼽으면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예상 밖의 파격적 결단”, “상상을 초월하는 중대 결단”,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이런 결단의 배경을 “평화를 진정 사랑하기에 그를 위함이라면 목숨도 서슴없이 바치려는 결사의 의지와 열망의 분출이었다”고 설명하고 ‘평화에 대한 진정한 사랑’, ‘간절한 소망’, ‘뜨거운 조국애’ 등으로 강조했다.

더욱이 노동신문은 “장군의 위대한 선택은 우리 겨레, 우리 민족에 대한 강렬한 사랑과 뜨거운 조국애로부터 출발한다”고도 했다.

비핵화를 통해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을 부각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신문은 또 평화 협상에 임하는 김 위원장의 ‘장점’에 대해 “언제나 주동적이면서도 파격적이고 속전속결식의 공세전”이며 “기성의 관념과 뿌리 깊은 적대의식을 불사르는 과감하고 새로운 투쟁방식의 연속”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앞길이 멀다고 주저앉을 수 없고, 쉬어갈 수도 없으며, 시련과 난관이 막아선다고 하여 돌아서거나, 물러설 자리는 더더욱 없는 길이어서 평화를 위한 장군의 발걸음은 세상을 놀래는 줄기찬 대약진으로 이어진다”며 그가 비핵화 노선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북미 정상의 본격적이고 실질적인 담판을 앞두고 나온 이 글은 북한 내부 주민들을 향해 비핵화를 김 위원장의 결단으로 강조해 역진이 불가능한 조치임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에 이런 글이 실리려면 당 선전선동부 등의 검토와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동안 전 주민이 읽을 수 있는 노동신문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이처럼 적나라하게 상세히 설명한 적은 없었다.

현재 북한의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비핵화 조치에 대한 우려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북한 지도부가, 재일동포의 이름을 빌려 주민들에게 핵 포기 의지를 밝히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핵을 포기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글의 전반에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 업적을 찬양하고 북미 협상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핵무기를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상투적인 평가도 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결단에 무게를 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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