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팝업스토어 ‘스푼즈마켓’ 가 보니
홍대 골목길 복고 매장에 9일간만 운영방문객, 메신저·게임하듯 제품에 친근감
비티·신디 등 귀엽게 변신한 게임 캐릭터
편의점·영화관·키즈카페 등 다양한 제휴
키덜트 문화 타고 年20조 시장 경쟁 가세
게임 속 캐릭터들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놀이 공간인 서울 서대문구 홍대 앞 ‘스푼즈마켓’에 입장하려는 방문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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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시간 분홍색으로 벽을 칠한 좁은 가게에 들른 학생들이 상품을 둘러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옛날 동네 점방처럼 카운터가 있는 한쪽 벽면을 뺀 3개의 벽면을 빙 두른 좌판과 선반에 가방에 매다는 인형, 텀블러, 노트와 펜 같은 학용품, 스티커 등이 빼곡하게 채워진 가게는 ‘스푼즈마켓’이란 간판을 달고 있었다. 스푼즈(Spoonz)는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의(엔씨) 캐릭터 브랜드로 각종 제품을 선보이는 ‘스푼즈마켓’은 지난 9일 개점해 17일까지만 운영되는 팝업숍이다.
게임 속 캐릭터들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놀이 공간인 서울 서대문구 홍대 앞 ‘스푼즈마켙’. 이곳에는 인형부터 노트, 열쇠고리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마련돼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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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목적 없는 즐거운’ 팝업 스토어를 통해 스푼즈를 선보이고 있지만, 엔씨는 철저한 기획을 거쳐 스푼즈를 출시했다. 엔씨 내 UX디자인실이 엔씨의 히트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의 괴물·괴수·요정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어 비티, 신디, 디아볼, 핑, 슬라임 등 5개 캐릭터를 만들었다. 다소 험악하고 괴기스러운 면모를 지닌 게임 속 원작 캐릭터가 쉽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귀엽고 무해(無害)한 이미지의 캐릭터다.
스푼즈(Spoonz)
지난해 열었던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 미니 팝업스토어. 이곳에는 인형부터 노트, 열쇠고리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마련돼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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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인 넥슨에 비해 엔씨는 게임 외 사업 분야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 왔다. 그래서 게임 출시보다 캐릭터 사업을 먼저 키운 형태로 진행되는 스푼즈는 엔씨의 이례적인 외도로 읽힌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메신저 캐릭터인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의 성공이 자극제가 됐다. 메신저 라인 스티커에서 출발한 라인프렌즈는 2015년 1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뒤 서울·뉴욕·상하이·베이징·홍콩·도쿄 등 전 세계 11개국에 132개 매장을 둘 정도로 성장했다. 브라운, 초코, 코니, 샐리 캐릭터가 주축이고 방탄소년단과 함께 개발한 BT21 등으로 라인업을 학대하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IX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도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 2개 매장을 열었을 때 개장 첫날 2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한 달 동안 두 개 매장에 35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의 성공으로 K캐릭터 산업이 주목받았는데,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은 2011년 7조 2000억원이던 캐릭터 산업 매출 규모가 2015년 20조 80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가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가운데 세븐일레븐과 협업한 디저트 상품 ‘스푼즈 크림모찌’.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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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가운데 롯데시네마에 ‘스푼즈 전용관’을 만들었다.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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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9-02-15 3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