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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벼랑 끝 제조업, 산업구조 개편 서둘러야

[사설] 벼랑 끝 제조업, 산업구조 개편 서둘러야

입력 2019-02-11 22:18
업데이트 2019-02-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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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생산·TV가전 점유율 위기…제조업 재고율 외환위기 후 최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제조업인 자동차와 전자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그제 발표한 ‘2018년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에서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2.1% 줄어든 403만대로 3년째 감소세다. 자동차 생산량 순위는 멕시코에도 밀려 세계 7위로 내려앉았다.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준 지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한 단계 더 떨어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IHS마킷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중국의 LCD TV 출하 대수는 4856만대로 전체의 31.9%를 차지했다. 한국산은 4658만대(30.6%)에 그쳤다. LCD TV 출하 대수에서 중국에 추월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삼성전자·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우위에 있지만 중국이 전체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제품이 늘어나며 제조업 출하 대비 재고 비율(재고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제금융센터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제조업 재고율은 116.0%로 122.9%를 기록한 199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자동차 제조업 출하는 한 달 전보다 7.1% 감소하고 재고가 6.5% 늘었다.

자동차와 TV 산업의 부진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등에 따른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가 고착화하고, 중국의 약진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차량 1대를 생산하는 데 투입하는 시간(HPV)은 한국 5사 평균이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GM(23.4시간)보다 11.2~14.5% 많다. 국내 자동차 업체 평균 연봉은 2017년 9072만원으로 도요타(832만엔), 폭스바겐(6만 5051유로)보다 높은 편이다. 그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인건비를 낮춘 ‘광주형 일자리’에 총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평균임금은 일본 규슈 공장보다 20% 정도 높은데도 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최근 4개월 사이 28차례 부분파업을 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 둔화에 대비하고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GM은 석 달 전 북미 5곳, 해외 2곳 등 총 7곳의 공장 폐쇄와 1만 4000명 감원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포드, 테슬라, 도요타, 닛산, 폭스바겐 등도 줄이어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정부는 규제혁파와 노동개혁을 포함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안과 산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2019-02-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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