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월드컵·올림픽 코앞’ 세븐일레븐·로손 “낯뜨거운 잡지 퇴출”

‘럭비월드컵·올림픽 코앞’ 세븐일레븐·로손 “낯뜨거운 잡지 퇴출”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1-23 11:19
업데이트 2019-01-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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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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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이었다. 일본의 월드컵 준비 열기를 취재하려는 출장 길이었다. 신칸센 열차 안에서 앞 좌석의 중년 승객이 아무렇지 않게 펼친 잡지의 야한 사진들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 지하철 안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에서 가장 큰 편의점 체인 두 곳이 오는 9월 럭비월드컵과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야한 잡지를 매대에서 빼겠다고 선언했다고 영국 BBC가 23일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국내에만 2만 곳 이상의 점포를 두고 있는데 “모든 고객에게 맞춤한 쇼핑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라이벌인 로손 역시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 체인은 1만 4000여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표면적으로야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처럼 굴지만 럭비월드컵과 도쿄올림픽을 맞아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데 너무 낯뜨거운 일이 될까봐 당국이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본은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며 24시간 문을 열고, 냉동식품부터 뜨거운 음료까지, 심지어 과로에 지친 직장인들이 갈아 입는 셔츠까지 안 파는 것이 없고 편의점 안은 물론 처마 아래 매대에까지 성인 잡지가 버젓이 진열되는 일이 많은데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BBC는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에는 남성 고객들이 음료나 패스트푸드 등을 많이 찾아 (남성 취향에 맞춘) 제품들을 진열했지만 근래 들어 많이 바뀌었다. 가족, 어린이, 노인층 등 온가족이 찾는 쇼핑 장소가 됐다”며 야한 잡지나 성인용품의 매출 비중이 1%도 안된다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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