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원, 국어사전 성차별성 모니터링
성별어 770개 중 92개 뜻풀이 ‘성차별적’예문 5%서도 여성 비하 등 고정관념 조장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하나로 서울YWCA, 네이버와 함께 ‘네이버 국어사전’의 성차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성별어에 대한 뜻풀이에선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조하거나(35건·38%),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는(20건·22%) 단어가 많았다. 셔츠블라우스는 ‘남자의 셔츠’라고 못박았으며, 왈가닥은 ‘남자처럼 덜렁거리며 수선스러운 여자’라고 해석했다. 사내구실(성생활과 관련한 남자로서의 구실)이나 여자구실(아기를 낳는 여성으로서의 구실)처럼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뚜렷하게 구별한 뜻풀이도 있었다.
성별어에 대한 예문(4121개)을 분석해 보니 성차별적인 예문이 204개(5%)나 됐다. 특히 ‘색시’를 ‘시집가는 색시가 연지와 곤지를 찍는 건 신랑에 대한 복종을 의미한다’고 설명하는 등 여성을 대상화하고 비하하는 내용의 예문이 70건(34%)이나 나왔다.
여성은 순결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관념이 반영된 예문도 심심찮게 발견됐다. ‘처녀’에 대한 예문에선 ‘그녀는 결혼할 때 이미 처녀가 아니었다’고 설명했고, ‘정조’를 ‘옛날엔 여성들이 정조를 잃었다는 이유로 자살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는 문장으로 예를 들었다.
네이버는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70건의 예문 중 31건을 검색에서 제외했으며 향후 협의를 통해 추가 개선도 진행할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8-11-23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