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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마크롱 삐걱대는 브로맨스

트럼프·마크롱 삐걱대는 브로맨스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8-11-11 18:00
업데이트 2018-11-1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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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유럽 독자군 창설’ 구상 밝히자
트럼프 “모욕적…나토 분담금 더 내라”
폭우 핑계로 전몰장병 묘지 방문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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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양자회담 도중 자신의 왼쪽 허벅지에 손을 대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대통령을 향해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파리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양자회담 도중 자신의 왼쪽 허벅지에 손을 대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대통령을 향해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파리 EPA 연합뉴스
1차 세계대전(1914년 7월 28일~1918년 11월 11일) 종전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유럽 독자군 창설 구상에 분노의 트윗을 올린 데 이어 전몰장병 묘지 방문도 취소했다. 공식 석상에서 스킨십을 통해 친밀감을 과시해 온 두 정상의 ‘브로맨스’에 균열이 커지는 조짐이다.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악천후를 이유로 들며 1차 대전 당시 벨로숲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이 묻힌 ‘엔 마른’ 묘지 참배 일정을 이날 오전 취소했다고 전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이 대신 참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배 취소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프랑스에 있는 다른 정상들이 우천 속에서도 추모 일정을 소화한 것과 대비된다. 악천후는 핑계일 뿐 사실상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각별한 우정을 보여온 미·불 정상 간의 이상 기류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6일 “유럽의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에 대한 군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유럽 군대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개막하는 파리 평화포럼의 불참을 통보했고, 9일에는 트위터에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모욕적”이라며 “유럽은 먼저 미국이 도와주는 나토 분담금에 대한 공평한 몫을 치러야 한다”고 직접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마크롱 대통령과 양자 회담에서도 “우리는 유럽을 돕고 싶지만 그것은 공정해야 한다”고 뒤끝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한다”고 화답했지만 회담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뚱한 표정을 지었고, 친근감의 표시로 자신의 허벅지에 손을 올린 마크롱의 제스처도 무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1차 대전 당시 적국이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100년 전 종전협정 서명식이 열렸던 프랑스 북부 콩피에뉴 숲의 기념관을 방문했다. 이곳은 독일이 연합국에 항복 서명을 한 곳이다.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손을 잡고 “독일은 세계가 더 평화로울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밝혀둔다”고 말했다. 독일 정상이 이곳을 방문한 건 2차 대전 때인 1940년 6월 프랑스를 재침공해 프랑스의 항복을 받아낸 아돌프 히틀러 이후 처음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11-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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