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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연설 주요 대목마다 한국당 의원들에 시선 둬

문대통령, 연설 주요 대목마다 한국당 의원들에 시선 둬

강경민 기자
입력 2018-11-01 13:27
업데이트 2018-11-0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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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정연설서 ‘초당적 협력’ 당부…35분간 23차례 박수 터져본회의장 입장 땐 여당 통로, 퇴장 땐 야당 통로 이용 한국당 반응 ‘냉랭’…연설 후엔 다가와 반갑게 악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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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의 문 대통령과 김성태 원내대표
본회의장의 문 대통령과 김성태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나오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18.11.1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1일 국회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시급한 법안 처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구하는 내용으로 35분간 진행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20여 차례 박수로 문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운영 구상을 환영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대부분 본회의장 좌석을 지키면서도 냉랭한 표정으로 연설에 호응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환담을 한 후 오전 10시 2분께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문 의장은 연설 직전 “대통령께서 앞으로도 국회와 긴밀한 협치를 위해 앞장서달라”며 “의원들도 예와 품격을 갖춰 시정연설을 경청해달라”고 당부했다.

여야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일제히 기립했고, 문 대통령은 민주당 의석 쪽 통로를 이용해 연단으로 향하면서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단상 근처에 다다르자 맨 앞줄에 앉은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 등과도 악수했다.

10시 3분에 시작된 연설은 35분간 이어졌다.

푸른색과 회색으로 된 줄무늬 타이에 짙은 감색 양복을 입은 문 대통령은 단상에 서서 곧바로 연설을 시작했다.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가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은 물론 각종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하는 데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구하는 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포용성장을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등 자신이 강조하고자 하는 주요 대목에서 특별히 제1야당인 한국당 의석을 바라보면서 연설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과 눈 맞춤을 시도하며 진정성을 호소한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연설 초반 “세계가 우리의 경제성장에 찬탄을 보낸다. 우리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질만하다”고 했을 때 민주당 의석에서 첫 박수가 터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공동 번영을 향해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호소에 한껏 힘을 실었고, “전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는 이때 우리 스스로 우리를 더 존중하자는 간곡한 요청 말씀을 드린다”고 말할 때는 가슴에 손을 얹기도 했다.

연설 중에는 49페이지에 달하는 프레젠테이션(PT)을 본회의장 전광판에 띄워 이해를 도왔다.

특히 어머니를 모시고 자녀 한명을 키우는 부부로 이뤄진 4인 가족의 흑백사진을 띄워놓고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각 정책의 혜택을 받는 가족 구성원을 컬러로 돋보이게 함으로써 눈길을 끌었다.

35분간 진행된 연설 도중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21차례, 본회의장 입장과 퇴장 때까지의 박수를 합하면 23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박수에 동참했다.

스마트폰으로 문 대통령의 연설 모습을 촬영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이에 반해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 중간에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혁신성장의 긍정적 지표나 각종 수당을 통한 복지 확대를 언급할 때는 손뼉 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한국당 의원들이 “왜 박수를 치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연설 말미 “우리는 함께 잘 살아야 한다.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다”며 협치를 제안하는 대목에서 한국당 의원들을 지긋이 바라봤다.

이와 동시에 커다란 태극기 사진을 전광판에 띄운 것은 세대와 정파를 초월해 모두 대한민국 국민임을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때는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박수에 합류했다.

문 대통령이 입장 때와 달리 연단에서 내려와 한국당 의원들이 주로 앉은 통로로 향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 시정연설 때도 한국당 의석 쪽 통로로 퇴장하며 ‘북한 나포 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던 한국당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한 바 있다.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에게 직접 다가가 국정 운영에 협조를 구하고, 산적한 쟁점 현안을 풀기 위한 여야 협치 의지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4분여간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했다. 야당 의원들이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문 대통령과 악수하며 “남북관계 하실 때 야당 의원들 얘기도 좀 들어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야정) 상설 협의체를 통해 얘기하자”고 화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뿐 아니라 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와 차례로 인사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회 최다선(8선)의 무소속 서청원 의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평화당 박지원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도 악수했다.

원외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아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었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집무실에서 TV로 연설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의원들과 반가운 표정으로 두루 인사를 나눈 문 대통령은 연설 이후 끊이지 않은 박수를 뒤로하고 10시 42분께 본회의장을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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