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잼’ 우려 딛고 다이나믹 군무로 인기
韓·태국·인니 등 金 황금 배분도 한몫주관적 채점 보완해 올림픽 진입 노려야
태권도대표팀 강민성이 지난 19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품새 남자 개인 결승에서 경연 도중 하늘을 찌를 듯한 박력 있는 발차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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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품새 여자 개인에서 우승한 데피아 로스마니아르(23·인도네시아)에게 직접 금메달을 걸어 주자 장내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금메달 배분이) 황금분할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태권도는 국제종합대회가 열릴 때마다 위기에 봉착한다. 아마추어 종목은 평소에 주목을 못 받다가도 큰 대회에서는 인기가 급상승하게 마련이지만, 태권도는 그렇지 않았다.
이길 수 있는 ‘요령 있는 경기’를 추구하다 보니 화끈한 시합을 기대한 일반 관중들의 실망이 컸다. 타격이 들어간 것 같은데 전자 호구가 반응하지 않아서 누가 잘하는 건지 분간이 안 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타격전 겨루기도 이럴진대, 이번 대회에 처음 정식종목으로 편입된 품새를 놓고는 우려가 더욱 컸다. 승부의 향방을 파악하기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현장은 달랐다. 관중석의 아감 딜리야 울 학(29·인도네시아)은 “단체전의 자유 품새가 특히 재밌었다. 한국만 너무 압도적이지 않고 다른 나라 선수들도 잘해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교민 양경학(37)씨는 “생각보다 박진감이 넘쳤다. 다리 각도나 몸의 흔들림을 통해 누가 이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려가 여전하다. 자유 품새는 신나는 음악에다가 아크로바틱한 군무가 관중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공인 품새와 새 품새는 역시 재미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채점 항목이 세분화돼 있지 않아서 심판들이 다소 주관적으로 점수를 부여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태권도 품새가 올림픽 정식 종목 진입을 노린다면 태권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꿀잼’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자카르타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8-21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