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두 가지 생각/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입력 : ㅣ 수정 : 2018-07-1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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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자리 정책이나 국가사업의 파급효과를 이야기할 때 ‘양질의 일자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 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2011년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경제 브리프 ‘양질의 일자리 수급상황 및 대응방향’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양질의 일자리를 ‘정규직이면서 임금이 평균치보다 20% 정도 더 높은 일자리’라고 정의하며, 한국개발연구원은 ‘30대 대기업 집단, 공기업, 금융업’이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좋은(Good) 일자리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1980년 27.2%에서 90년대 급격히 상승해 2008년에 그 정점인 83.8%에 이르게 됐다. 이렇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상당수는 앞서 언급한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우리사회를 위해 올바른 방향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금융업이나 문화콘텐츠 사업 등도 활성화돼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이 누려야 할 교통, 난방, 전기 등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산, 기능, 건설, 등 기술직 근로자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기술직은 위험하기도 하고 고용조건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근로시간이 과도해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지 못해 젊은 세대가 기피하는 직군이 된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려면 누군가는 바다 위 100m가 넘는 높이의 콘크리트 교량 주탑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에서 손쉽게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만들려면 누군가는 땅을 파고 구멍을 뚫어 이설을 하고 누군가는 도로 밑에 설치된 고압 가스관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 이런 직업은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해도 사라질 직업은 아니다. 영국에도 가스배관공은 존재하며, 미국에도 해상 200m 상공에서 현수교 주탑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자는 존재한다. 즉 우리 사회 구성원 중 누군가는 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기술직 일자리에 근무하는 근로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산재의 위협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주 52시간 노동을 강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같이 적정한 근로시간을 강제해야 하며, 임금 체불이나 ‘임금 꺾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노동 관련 법을 정비하고 관리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는 특정계층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어느 일자리에 종사하더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이 돼야 할 것이다. 이런 개념을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일다운(Decent) 일자리라 말하며,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자유, 공평, 안전, 인간의 존엄성이란 조건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 사회적 기준에 맞는 생산적 노동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일자리.” 소수의 집단이 혜택받는 양질(Good)의 일자리보다 국민 다수가 누리는 양질(Decent)의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
2018-07-2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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