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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포커스] 기업의 빅데이터 대처법/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 공학박사

[금요 포커스] 기업의 빅데이터 대처법/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 공학박사

입력 2018-06-28 18:14
업데이트 2018-06-2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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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공학박사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공학박사
한 기업의 회장께서 대통령과 기업인 오찬에 다녀오더니 알 수 없는 주제들을 늘어 놓으신다. IoT, 빅데이터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란다. IoT도 모르겠고 빅데이터도 모르겠다. 3년 전 상황이다. 지금도 변한 것은 없고, 회장님은 지난 3년간 두 단어를 계속 머리에 이고 사신다.

김 회장 : 빅데이터 이야기 한지 3년되었는데 그간에 뭐 좀 변한 게 있나?

이 전무 : 저도 직원들에게 매번 강조는 합니다만 막상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박 부장 : 전문가를 불러서 빅데이터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김 회장 : 그렇게 하면 빅데이터 하자고 불필요한 일을 하게 되니 우리가 당면한 고민을 해결합시다.

이 전무 : 회사의 이윤이 매출액의 10퍼센트로 고정적인데 이것을 12퍼센트로 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 회장 :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빅데이터로 그 문제라도 한 번 풀어 봅시다.

박 부장 : 멋진 아이디어십니다. 그러면 전문업체에게 컨설팅을 받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어느 대기업의 빅데이터 프로젝트는 첫 발을 뗀다. 박 부장은 해본 적 없는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회장님의 지시 하에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매출이익을 1% 올리고, 비용을 1% 줄이면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지난 수 십년 경험으로 그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아무리 빅데이터라도 이렇게 무모한 과제를 쉽게 해내기는 어려워 보였다. 실패해도 뭔가 배우는 게 있으리라는 확신으로 시중에서 제일 유능하다는 업체를 선정해 프로젝트에 돌입하였다. 준비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빅데이터 프로젝트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모호한 데다 관련된 데이터가 잘 축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강 PM : 부장님 회사의 이윤에 관계되는 자료를 모두 모아주세요. 매입과 매출에 관련된 모든 자료의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합니다.

박 부장 : 매출 데이터는 현재의 CRM 시스템에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만 매입의 경우에는 전산처리가 되어있지 않아서 전표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 PM : 일단 매입 자료는 전표를 스캐닝해서 자료를 모으도록 하겠습니다. 매입을 시스템화하고 구매 프로세스를 고도화한다면 원가절감의 방향이 잡힐 것입니다.

박 부장 : 아하 그런 게 가능하겠군요. 그러면 매출 분야는 어떤 방식으로 분석하시나요? 강PM : 전국의 지역별로 매출량을 예측한다면 필요 없는 재고비용이나 운송비용이 줄어듭니다.

박 부장 : 이렇게 앞뒤로 1%씩 원가를 절감한다면 회사의 이익이 올라가겠네요.

이런 사례는 알고 보면 쉽지만 실제 일해보면 필요한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기 십상이다. 이럴 땐 필요한 데이터를 찾든지 만들어야 한다. 과거 데이터가 없으면 데이터를 모으기 전엔 어떤 일도 힘들었지만, 이제 의지만 있다면 필요한 데이터를 만드는 기술은 널려 있다.

기업이 클수록 거시적 차원일수록 빅데이터를 이용한 1%의 효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의 1%는 100억원이다. 앞으로 10년간 또는 20년간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이 시스템의 모습을 많이 바꾸어 놓을 것이다.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조차도 AI가 추천할 것이다. 이 부분을 제대로 안다면 문제는 절반 이상 해결된다. 조직의 모든 데이터가 정형이든 비정형이든 적절히 분석돼 과거 한계도 모두 없어졌을 터다. 인더스트리 베스트 프랙티스라고 하는 모범 사례는 인공지능이 존재하는 사례에선 수시로 바뀌게 될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지 않는 사례는 가치가 없어진다. 과거 변화를 거울 삼아 더 빠른 속도로 미래를 내다 본다면 가야 할 길이 보일 것이다.
2018-06-2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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