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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자치경찰제로 경찰 권력 견제” 警 “수사권 조정 지연 의도”

檢 “자치경찰제로 경찰 권력 견제” 警 “수사권 조정 지연 의도”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06-18 22:24
업데이트 2018-06-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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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발표 앞두고 검·경 갈등 뇌관으로

문무일, 文대통령에 “선결” 요청
“거대 경찰 지방정부 통제받아야”
警 “지휘권 폐지될 檢의 어깃장
내년 시범·2020년 전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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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만간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무일 검찰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수사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수사의 적법성이 아주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경찰에도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조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정부가 조만간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무일 검찰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수사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수사의 적법성이 아주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경찰에도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조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자치경찰제’가 검·경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을 수사권 조정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면서 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자치경찰제는 지역 경찰의 통제권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넘기는 제도로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검찰과 경찰은 문 총장이 자치경찰제 카드를 꺼낸 이유를 달리 해석하고 있다. 검찰은 현행 국가경찰제 아래에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 경찰의 과잉 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경찰은 검찰이 수사권 조정보다 훨씬 실현되기 힘든 자치경찰제를 요구해 수사권 조정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고 본다.

검찰은 수사지휘권 폐지가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 경찰에 대한 마지막 남은 견제 장치가 자치경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에 의한 사법적 통제가 사라지는 대신, 지방정부로부터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경찰은 수사, 정보, 행정 기능을 모두 가진 중앙집권적 국가경찰 체제”라면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통제와 민주적 통제를 모두 받지 않는 경찰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명문화한 프랑스나 독일 등 대륙법계에서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을 인정하는 영미법계로 체계를 바꾸는 과정이라면 영국이나 미국처럼 자치경찰로 시스템도 함께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방경찰청 이하 모든 조직과 수사·사무 등 경찰 업무의 99%를 지방정부에 넘기는 방안이나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대, 보안수사대 정도만 남기고 수사 파트의 90% 이상을 지방정부로 넘기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는 별개라고 주장한다. 수사권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검찰총장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권과 자치경찰제가 동시에 추진돼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수사지휘권이 폐지된다고 하니 어깃장을 놓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자치경찰제는 시범시행 후에 별도로 추진될 사안이지 수사권 조정 논의의 전제 조건은 아니다”면서 “검찰은 검찰의 수사권이 비대하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아무 상관없는 자치경찰제로 걸고넘어지려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경찰은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올해 내 자치경찰제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내년 5개 시·도 시범 시행, 2020년 전면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검찰이 즉각적인 자치경찰제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경찰의 막강한 정보 수집 기능을 수사와 분리시켜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사라지고 경찰이 종결권을 갖게 되면 정보와 수사가 결합돼 경찰의 민간인 사찰 등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8-06-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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