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깜깜이 선거 막자] 혁신학교 차별화·무상교육… 현안만 있고 비전은 ‘안갯속’

입력 : ㅣ 수정 : 2018-06-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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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교육감 후보 공약 보니
전국 최다 학생 관할 ‘공룡’ 교육감
송주명·임해규·이재정 3파전 구도

경기교육감은 17개 시·도 교육감 중에서도 매머드급 권한과 영향력을 가졌다.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은 학생(42만 2839명)을 대상으로 교육 정책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제14·15대 경기교육감(2009~2014년)을 지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임기 동안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서울신문이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꾸린 ‘2018 시·도교육감 선거공약 검증위원회’는 경기교육감 후보 5명의 공약을 분석했다. 검증 위원들은 “대부분 후보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받을 혜택 위주의 공약은 많이 내놨다”면서도 “가장 큰 지역의 교육감 후보로서 지방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등에 대한 장기적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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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감 선거 출마 후보는 배종수(중도)·송주명(진보)·임해규(보수)·김현복(보수)·이재정(진보·이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순) 등 총 5명이다. 현 교육감인 이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 불참해 진보 후보가 둘로 갈렸다. 보수도 김 후보가 뒤늦게 출마했다.

이번 선거는 시민단체에서 진보 단일후보로 나선 송 후보와 보수의 임 후보, 진보로 분류되지만 독자 출마한 이 후보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김 후보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여론조사 기관인 칸타퍼블릭, 코리아리서치센터,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5일 조사(각 시도 거주 800~1천8명 대상,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는 3.1~3.5%포인트)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정(23.0%), 송주명(8.9%), 임해규(4.6%), 배종수(2.9%), 김현복(0.9%) 후보 순으로 지지율을 보였다.

●혁신학교 관련 공약 차별성 부각

경기도가 혁신학교의 첫 출발지인 만큼 관련 정책이 진보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포함됐다.

혁신학교란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부여해 지역별 맞춤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후보는 현재 도내 23% 수준의 혁신학교를 2022년까지 모든 학교에 적용하고 현재 15개인 혁신교육 지구도 전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송 후보는 혁신학교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혁신학교의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 등을 직접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 성향 임 후보는 혁신교육의 대표 정책인 자유학년제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때 성적을 매기지 않고 1년간 다양한 교과 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임 후보는 이 후보가 교육감 재임 때 한 9시 등교제와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다시 학교 자율로 되돌려 놓겠다고 공약했다. 혁신학교를 늘리는 대신 과학고와 예술고, 체육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를 학교 인구 100만명당 1개씩 세우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평가위원회는 “혁신학교와 관련해 각 후보가 다양한 공약들을 내놨지만 상대 후보와 차별성만 강조하기 위한 ‘편가르기식’ 공약들도 보인다”면서 “교육 현장에서 혁신학교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개선시킬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비용 부담을 없애겠다는 ‘무상’ 공약은 진보·보수 후보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송 후보는 무상급식을 고교까지 확대하고 중·고교생의 무상교복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고등학교 교육비는 물론 무상 교과서와 학습준비물까지 모두 제공하겠다고 약속해 세 후보 중 가장 많은 무상 공약을 냈다. 임 후보는 공·사립 유치원 모두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송 후보와 마찬가지로 고교 교육·급식·교과서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무상 정책을 5대 공약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증위원회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선관위 제출 분량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후보가 ‘교육청 자체 예산’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확대 노력’, ‘교육재정교부금’ 등 예산 마련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졌다”면서 “교육감은 장관과 달리 추가로 예산을 더 끌어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닌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예산을 마련할지 방안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후보에 대해서는 “공약 중 ‘특권학교, 일반고 전환’은 특권학교가 정확하게 어떤 학교를 뜻하는지 설명이 없어 유권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군소 후보로 묻히기 아쉬운 공약도

검증위원회는 송 후보에 대해 “진보 진영 단일 후보를 표방하는 만큼 민주시민 교육과 학생인권 등에 대해서는 타 후보들에 비해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으나 이미지 중심의 구호성 공약이 많아 구체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임 후보에 대해서는 “경기도형 ‘학력향상 지원 및 낙오학생 방지법’ 같은 기초학력 강화 공약과 초등 저학년 통학 스쿨버스 운영 등 체감형 공약을 많이 제시했지만 대입 수시·정시 비율을 6대4로 개선하겠다는 등 교육감 권한을 벗어난 공약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 자체 교육 체제인 ‘4·16 교육체제’ 등 지방교육자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의지도 보인다”면서 “다만 학교 교육의 본질인 학력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보이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다.

배 후보의 경우 군소 후보라 당선 가능성이 낮지만 초·중·고교생 ‘1화분 키우기’, ‘1운동 익히기’, ‘1악기 다루기’ 등의 공약이나 ‘경기교육 청문위원회’ 설치 등은 그냥 묻히기엔 아쉬운 공약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이은솔 인턴기자(성균관대 교육학)
2018-06-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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