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 확보 주도권 잡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분야 인력 및 조직 투자에 발벗고 나섰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이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핵심 인재 확보에 가속도를 내는 분위기다.세바스찬 승 교수
다니엘 리 교수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 기반 AI 분야 석학이다. 미국 하버드대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 취득 후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 등을 지냈다. AI 로보틱스 전문가인 리 교수는 MIT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2001년부터 펜실베이니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두 교수는 1999년 인간 뇌신경 작용에 따른 지적 활동을 본뜬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했다.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리서치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5개국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잇달아 설립했다. 올해 초에는 머신러닝 전문가 래리 헥 박사를 영입,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의 AI 연구개발(R&D) 전무로 임명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AI 퍼스트’ 전략이 본궤도에 오른 격”이라고 전했다.
구광모 LG전자 상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LG전자 홈앤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는 최근 자율주행 물류로봇, 로봇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분야 R&D 인력을 충원 중이다. 지난달 말 국내 산업로봇 제조 업체인 로보스타의 지분 20% 인수 등 대대적인 투자와 궤를 같이한다.
LG는 앞서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벤처 투자 기업인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설립했다. 그룹 차원의 해외 벤처 투자사 설립은 처음이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4개 계열사는 총 4억 달러를 투자해 투자펀드를 조성한다고 지난 3월 공시했는데, 이 회사는 펀드 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지난달부터 현지에서 경력자 위주로 투자 전문가를 모집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을 승계하는 구 상무의 미래사업 발굴에 이 투자사가 중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8-06-05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