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방선거를 쓸모 있게 만들기/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입력 : ㅣ 수정 : 2018-05-2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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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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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한 달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 이 때문에 투표 참여가 부진해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당과 출마자에 따라 손익계산이 다를 수는 있다. 저조한 관심과 낮은 투표율로 이득을 보는 측이 있고, 그렇지 않은 측이 있다. 하지만 그리 접근할 일이 아니다. 지방선거도 엄연히 ‘선거’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만큼이나 중대하다.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현장인 지역에서 우선시할 의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앞장서 책임지고 해결할 주민의 대표를 뽑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권한과 재정이 아무리 협소하고 빈약해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권한과 재정이 제한적이기에 오히려 한층 더 알뜰살뜰 챙겨야 한다. 게다가 진척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분권과 자치가 시대의 과제로 제기돼 있지 않은가. 지방선거는 분권과 자치를 구현해 가는 데 결코 생략할 수 없는 정치 과정이다.

사람들이 이를 몰라서 지방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는 것은 아니리라. 아마도 돌아가는 대내외 정세 탓일 공산이 크다. 지난 4월 27일에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해서 한반도와 그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면서 드라마틱한 대외 정세가 펼쳐지고 있다. 판세 탓도 있다. 여당인 민주당의 독주 양상이 워낙 뚜렷하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려면 승패가 불확실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정세와 판세 탓만 하고 있을 수가 없다. 특히 선거를 주도하는 정당의 경우가 그러하다. 선거판에서 정당은 돈과 사람과 조직이라는 주요 자원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든 선거를 선거답게 만들어야 한다. 즉 주요 의제를 설정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그것을 도맡아 풀어 갈 주체를 세워내야만 한다. 특히 지방선거에 걸맞게 그리해야 한다. 즉 지방선거를 쓸모 있게 만들어야 한다.

첫째, 중앙이 아닌 지역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아직은 집권 초기인지라 이번 지방선거는 중간선거의 의미가 약하다. 따라서 중앙당 차원에서 대통령과 정권을, 또 남북 관계 같은 국가 의제를 둘러싼 공방을 펼칠 당위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자체와 지방의회에 대한 업적 평가와 교(보)육, 보건·의료, 교통 문제와 같은-토목·건설 개발사업 유의 ‘하드 인프라’가 아닌- 지역의 ‘소프트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의제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과 정권을 문제 삼으려면 이와 관련한 중앙정부의 책임과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둘째, 출마자 중 젊고 참신한 후보를 선거의 중심에 서게 해야 한다. 작금의 정세에 조응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분권과 자치를 기치로 한 촛불혁명 이후 만들어 갈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그렇다. 삶의 현장에 밀착해 있고, 새로운 생각과 행동 방식을 지닌 새로운 세대가 정치의 주역으로 주목받도록 해야 한다. 각 당의 중앙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여할 게 특히 이 부분이다. 중앙이 보유한 조직 자원을 그리하는 데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그리 키울 후보 역량의 확보 여부를 선택의 기준으로 내세우기도 해야 한다.

셋째, 뉴미디어 환경에 적극 부합하는 방식의 홍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정보 유통과 획득의 매개가 기존 언론·방송 매체를 넘어선 지 오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마저도 낡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새로운 시대와 의제와 인물에 대한 욕구가 높은 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선거가 화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지역의 주민을 선거 전략의 수립과 운동의 수행 주체로 세워야 한다. 지역 주민을 단지 투표자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 ‘알바생’을 구하라는 게 아니다. 지역 주민이 선거 의제의 설정과 정책적 해법의 도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채널과 관계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이때 기존 당원과 지지자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 분권과 자치를 기치로 하는 작금의 시기에 필요한 것은 기존의 당파적 편향의 동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삶을 향한 균형감의 조성이기 때문이다.
2018-05-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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