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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은행·원격 부양…등골 휘는 5060세대

부모 은행·원격 부양…등골 휘는 5060세대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18-05-08 21:22
업데이트 2018-05-0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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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부양 부담 5대 키워드

75%가 “성인 자녀 생활비 줬다”
44% “부모 안 모셔도 경제 지원”
손주 돌보는 ‘황혼육아’는 51%


성인자녀·노부모 돌봄 ‘더블케어’
부양 의무감·실천 다른 ‘동상이몽’


‘부모 은행, 원격 부양, 황혼 육아, 더블 케어,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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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8일 ‘5가지 키워드로 본 5060세대의 가족과 삶’에서 5060세대가 느끼는 가족 부양 부담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그려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50, 60대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가족 내 경제적 지원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5060세대는 성인 자녀에게는 은행처럼 돈을 내주고, 노부모는 먼 거리에서 부양하며, 황혼을 맞아도 육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80년대 부모들이 소를 팔아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우골탑’을 세웠다면, 2018년의 5060세대는 자녀에 대한 애정을 담보로 한 ‘부모 은행’이다. 74.8%가 성인 자녀의 생활비를 지원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월평균 지원금은 73만원에 달한다. 이는 가계 소득의 14% 수준이다. 4가구 중 3가구 꼴로 평균 5847만원을 학자금이나 결혼 자금으로 지원했다.

●美성인 32% 부모와 동거… EU 41%

‘부모 은행’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8~34세 성인의 32.1%가,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에서는 48.1%가 부모와 같이 산다. 청년층의 고용 환경이 불안해지고, 임금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가계의 어려움을 5060세대가 지게 된 셈이다.

대가족은 사라져도 ‘원격 부양’으로 노부모 부양은 계속된다. 응답자의 87.7%는 노부모와 함께 살지 않지만, 44.6%는 매달 생활비나 간병비로 부양했다. 과거였다면 이미 부양을 받았을 나이라 직접 간병하기에는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지만 시설 간병에 대한 죄송함도 느낀다.

손주를 돌봤거나 돌보는 ‘황혼 육아족’은 51.1%였다. 평균 32개월째 아이를 돌보지만 평균 70만원 수준의 수고비를 받는 경우는 34.9%뿐이다. 황혼 육아족의 55.6%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 힘겨움을 호소했지만 자녀를 위해서 ‘출퇴근 육아’를 이어 가는 모습이다. 어린이집 구타사건이 터지면서 조부모가 직접 영유아를 돌보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인식도 퍼졌다.

●손주 돌봐주며 월평균 70만원씩 받아

결과적으로 5060세대는 아래로는 성인 자녀를, 위로는 노부모를 부양하는 이른바 ‘더블 케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경우는 53.2%, 노부모를 부양하는 경우는 62.4%였다. 문제는 더블 케어 가구의 22%가 ‘케어 푸어’라는 점이다. 성인 자녀와 노부모의 생활비로 가구 소득 중 36.3%를 지출하며 무리하게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케어 푸어 5가구 가운데 3가구는 노후 준비도 부족하다.

5060세대 사이에서 가족 부양에 대한 ‘동상이몽’도 나타난다. 남성(75.7%)이 여성(60.1%)보다 노부모 부양에 더 의무감을 느끼지만, 수고스러움은 여성이 더 많이 감내하고 있다. 여성의 69.3%가 노부모 부양을, 85.1%는 손주 양육을 맡았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18-05-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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