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일본 항공모함 ‘이즈모’/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입력 : ㅣ 수정 : 2018-04-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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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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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항공모함 ‘이즈모’가 공격형 항공모함으로 변신하게 된다. 12년 전인 2006년 당시 기본설계 구상을 공개할 때 지휘탑인 아일랜드가 함정 한가운데 설치돼 전투기 이착륙 활주로가 없기 때문에 헬리콥터만 이착륙할 수 있는 다목적 수송함 정도의 함정이라고 강변한 바 있었다.

그런데 건조가 끝난 뒤에는 지휘탑인 아일랜드가 배의 오른쪽 중간 지점에 있고 갑판이 수평으로 뻥 뚫려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어 언젠가는 개조해서 공격형 항공모함으로 사용하지나 않을까 하는 의혹을 사 오던 함정이었다. 기준 배수량 1만 9950t의 ‘이즈모’는 지금 상황으로는 공격형 헬리콥터 5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중형급 항공모함 크기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2월 일본 해상자위대 간부를 지낸 퇴역 군인이 “이즈모 함정은 설계 당시부터 공격형 항공모함으로 언제든지 개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털어놓음으로써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공격형 항공모함 보유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돼 왔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항공모함을 갖고 있던 일본의 공격형 항공모함을 갖지 않겠다는 허언을 곧이 믿는 사람이 우매할 따름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06년 기본설계가 시작될 때부터 미국이 개발 중이던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함정의 격납고에 보관할 수도 있도록 엘리베이터의 크기를 F35B의 크기인 길이 15m, 폭 11m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F35B가 수직 이착륙할 수 있으려면 엔진이 아래쪽을 향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엄청난 열을 견딜 수 있게끔 특수 페인트를 사용하고 갑판의 모양새도 그리 설계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항공모함을 만들고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해양을 지배할 것이라는 생각을 수십년 전부터 염두에 두고 이런 준비를 해 왔음이 틀림없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열도가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를 미리 상정해 둔 군사전략인 것이다. 중국도 랴오닝 항공모함을 필두로 국산 항공모함을 건조 중이고 2030년까지 총 4척의 항공모함을 운용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미국처럼 핵 항공모함 계획도 포함돼 있어 중국과 일본 간의 항공모함 군비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그러면 한국은 미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첫째, 기초 방위력 측면에서 잠수함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이 항공모함 군비경쟁을 한다고 해서 한국이 무턱대고 군비경쟁에 뛰어들 수는 없다. 항공모함을 갖게 되면 항공모함 그 자체뿐만 아니라 항공모함을 운용하기 위한 군함과 전투기 등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일본은 항공모함용 F35B를 약 20대 들여올 생각을 하고 있는데 1기당 가격이 약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항공모함이 가장 무서워하는 첨단 잠수함을 증강하면 큰돈 들이지 않고 기초 방어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정교한 미사일을 증강 배치해야 한다. 탱크와 대포 등 모든 무기를 증강해 주변국의 군사력 증강에 맞설 수는 없고 돈 적게 들이고 가장 효율적인 무기 체계로 방어력을 높이려면 해양에서는 잠수함, 육상과 공중에서는 미사일로 영토 방어력을 높이면 비용 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동북아 군비 축소 평화협의체를 발족시킬 일이다. 외교적 해법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국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긴 안목을 갖고 동북아 평화의 꿈을 꾸는 외교적 성찰이 있어야 국가를 지켜 낼 수 있다. 일본이나 중국도 자국민의 생활복지에 돈을 써야 하는데 계속해서 값비싼 무기를 구매할 수는 없다. 일본은 내년도 국방예산으로 52조원을 책정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중국이나 일본도 언제까지나 군사예산을 펑펑 쓸 수는 없기 때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동북아 군비 축소 평화협의체의 창출을 선포하고 중장기적인 평화 구상안을 내놓으면 동북아 평화의 꿈이 실현될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다. 군비경쟁에 돌입한 동북아에서 평화를 주창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적격이라는 역사적 직관이 있어야 하겠다.
2018-04-0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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