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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문화의 남성 권력이 성폭력 키웠다”

“가부장제 문화의 남성 권력이 성폭력 키웠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03-27 23:06
업데이트 2018-03-2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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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로 본 한국사회 남성성’ 포럼

“미투, 성차별 뒤엎는 토대 될 것”
배우 정려원 ‘위드유’ 홍보대사에

“가부장제 문화가 남성에게 허용하는 권력이 성폭력을 키웠습니다.”

27일 서울 중구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통해서 본 한국 사회의 남성성’이란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일상에서의 성폭력이 구조적으로 용인돼 온 배경으로 남성 중심의 권력관계를 지목했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은 대칭을 이루는 사회적 존재가 아니다”라면서 “굉장히 많은 여성이 가부장제로부터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불법이라고 인식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투 운동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제도의 불법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성폭력을 당해도 지금껏 피해자가 항상 의심받고 인정받지 못했다면 이제는 가해자가 문제라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 성차별 문화와 구조를 뒤집어엎는 가장 위력적인 토대가 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김명인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성평등 사회였는가’를 되물을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은 가부장적 남성의 사회적, 성적 요구 등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노예적 존재’였다”면서 “가해자를 응징하고 배제하는 주체가 여전히 남성이란 점에서 기득권 체제인 남성에게 새로운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더 큰 지배 권력 속에서 더 많은 가해자를 밝혀내 한국 사회가 얼마나 병들었는지 구조적 문제점을 낱낱이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려원(왼쪽) ‘위드 유’ 홍보대사 위촉. 연합뉴스
정려원(왼쪽) ‘위드 유’ 홍보대사 위촉.
연합뉴스
정재원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남성들이 일상에서 성폭력, 성추행을 자행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매매 문화 때문”이라면서 “밤마다 쉽게 성을 살 수 있는 분위기에서 (가해자들이)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력자의 성범죄 단죄도 중요하지만 끔찍한 성폭력이 일어나는 수면 아래의 성 산업 공간을 근본적으로 도려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진흥원의 위드유(#With You)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정려원씨는 “피해자의 작은 목소리가 큰 울림이 돼서 법적·사회적으로 인식이 개선돼 성범죄율이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8-03-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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