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조사 21시간 만에 종료
전날처럼 응원 나온 지지자 없어MB “잘 대처했다 걱정하지 말라”
MB 자택 유인촌·맹형규 등 맞이
퇴임 5년 지나 지지자 감소 분석
심경 묻는 질문엔 입 닫은 MB
21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가 쏟아지던 15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다가 뒤를 돌아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짧게 한마디 했으나 심경 등을 묻는 질문에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 전 대통령은 “다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중앙지검을 떠났다. “심경 한 말씀 해 달라”, “다스가 본인 것이 아니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는 민중민주당 당원 1명만이 전날에 이어 ‘이명박 구속’이라고 적힌 피켓을 내보이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의 자택에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정동기 전 민정수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전 홍보수석 등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모여 이 전 대통령의 귀가를 맞았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의 짧은 환담회에서 “검찰 조사 잘 받았고 잘 대처했다. 충분히 소명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소환길 풍경이 대규모 지지자들로 몸살을 앓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 당시 풍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이유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노선’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우파층’, 노 전 대통령은 ‘진보·좌파층’을 중심으로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경제’와 ‘실용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사업가 출신이었던 까닭에 이념을 바탕으로 한 골수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이 주장한 실용주의는 사실 중도와 비슷해 특정 진영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5년이 흘러 지지의 연속성 측면에서 지지자 수의 절대량이 감소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한 지 1년 만에,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된 지 11일 만에 검찰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지지자들의 이탈이 상대적으로 적어 지지 열기가 그대로 ‘소환길 응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8-03-16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