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집에서 고르세요… 당신은 특별하니까

입력 : ㅣ 수정 : 2018-02-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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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추고 혜택 높이는 백화점 ‘VIP 마케팅’
침체기 속 VIP 고객 매출 최고 27% 증가
소비자 원하는 장소 찾아 ‘1대1 상품 컨설팅’
분기별 혜택ㆍ등급 확대 등 미래 고객 선점 총력
열차여행ㆍ음악 공연 등 문화콘텐츠 제공도

백화점업계가 연간 구매 실적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상위 고객층을 의미하는 VIP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의 침체기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구매력을 갖춘 VIP 고객의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실적 효자’로 떠오르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는 VIP 등급을 확대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재정비하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연간 2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 중 30대 남성의 비율이 4% 증가하는 등 30대 남성이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에 위치한 남성 전문 매장 ‘지스트리트 494 옴므’에서 한 30대 남성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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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연간 2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 중 30대 남성의 비율이 4% 증가하는 등 30대 남성이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에 위치한 남성 전문 매장 ‘지스트리트 494 옴므’에서 한 30대 남성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이달 초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선정 등급을 확대하는 내용의 새로운 VIP 프로그램을 내놨다. 앞서 갤러리아는 지난해 3월부터 VIP 신규 마케팅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TF팀을 운영해 왔다.

이번에 신설된 VIP 프로그램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 VIP 고객은 모두 6등급으로 나뉜다. 최상위 0.1% 고객(PSR블랙)에게는 값비싼 보석이나 시계 등을 구매할 때 집을 비롯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물건을 고를 수 있는 ‘1대1 상품 컨설팅 서비스’가 제공된다.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 제품을 구매 대행해 주기도 한다. 또 20~30대 젊은 VIP 고객층 발굴을 위해 우수고객인 ‘제이드’ 등급을 신설했다. 연간 구매실적 500만원이 기준인 제이드 등급으로 VIP 진입의 문턱을 낮췄다.

신세계백화점도 기존 5단계였던 VIP 등급에 연간 구매실적이 400만원을 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레드’ 등급을 신설해 6단계로 확대했다. 기존 VIP 제도의 진입 등급인 ‘로열’ 등급 선정 조건이 연간 구매실적 800만원 이상이었던 터라 현재의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미래의 VIP 고객이 될 수 있는 20~30대 고객층을 흡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레드 등급은 지난해 1년 동안의 구매 실적으로 올해 VIP 고객을 선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3개월 단위로도 수시로 선정이 가능해 분기별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면 VIP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개월 동안 6회에 걸쳐 100만원 이상이거나 1회에 걸쳐 200만원 이상인 고객도 선정 시점부터 3개월 동안 레드 등급의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런 파격적인 시도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VIP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구매력이 약하더라도 젊은 VIP 고객을 선점하면 이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는 중장년층이 돼서도 익숙한 곳에서 계속 쇼핑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젊은 큰손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직원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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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직원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최상위 등급을 새롭게 추가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MVG(Most Valuable Guest)와 에비뉴엘 두 종류의 VIP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구매금액을 기준으로 각각 1억원, 6000만원, 4000만원, 1500만~2000만원인 고객이 선정 대상이다.
현대백화점은 해마다 VIP 고객 2000~3000명을 초청해 국내외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개최하는 ‘슈퍼스테이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테이지에서 미국의 세계적인 R&B가수 브라이언 맥나잇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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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은 해마다 VIP 고객 2000~3000명을 초청해 국내외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개최하는 ‘슈퍼스테이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테이지에서 미국의 세계적인 R&B가수 브라이언 맥나잇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TCP’(Top Clas Program)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000원 구매 시 1점이 적립되는 현대백화점 포인트 4만점 이상을 쌓은 고객을 의미하는 클럽쟈스민 회원만 약 1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경쟁사들과 같은 할인 및 개별 쇼핑 서비스뿐 아니라 열차여행이나 음악 공연 ‘슈퍼스테이지’ 초청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한다.

백화점업체들이 VIP 프로그램 정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들이 실적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구매 실적 기준 상위 10% 고객의 매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면서 백화점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연간 2000만원 이상을 구매하는 VIP 고객의 지난해 매출 신장률은 전년 5.5%의 두 배가 넘는 12%를 기록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비슷한 양상이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VIP 고객의 소득수준을 생각하면 할인 행사나 라운지 이용, 개별 서비스 등의 혜택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특별한 집단에 소속돼 그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이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면서 “VIP 고객층은 불경기에도 비교적 구매력에 타격을 덜 받기 때문에 불황이 이어질수록 VIP 마케팅의 중요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8-02-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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