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춘치킨?… 상표권 출원해 ‘中 짝퉁’ 막는다

교춘치킨?… 상표권 출원해 ‘中 짝퉁’ 막는다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7-12-25 23:38
업데이트 2017-12-26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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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제품 피해 4년간 1638건…中 유사상품 먼저 출원 속수무책

2015년부터 ‘현지화 지원사업’
152곳 중 45% 中에 상표권 등록
현지화 업체 954건으로 9배 ↑
정부 지원을 받아 미국 수출용 아이스크림 포장 디자인을 개선한 ㈜동그린. 기존 포장(왼쪽)은 중국 수출용이어서 한자 표기가 돼 있었으나 바뀐 포장(오른쪽)은 바나나 등 성분에 맞게 디자인을 세분화하고 미국 한인시장 공략을 위한 한글 표기와 영문을 같이 썼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정부 지원을 받아 미국 수출용 아이스크림 포장 디자인을 개선한 ㈜동그린. 기존 포장(왼쪽)은 중국 수출용이어서 한자 표기가 돼 있었으나 바뀐 포장(오른쪽)은 바나나 등 성분에 맞게 디자인을 세분화하고 미국 한인시장 공략을 위한 한글 표기와 영문을 같이 썼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계기로 중국에서 ‘치맥’(치킨과 맥주) 열풍이 풀자 중국 톈진 대학가에 ‘교춘치킨’이 등장했다. 국내 치킨브랜드 ‘교촌치킨’을 교묘히 베낀 짝퉁 업체였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1위 제과업체 ‘파리바게뜨’도 영문자 앞글자 하나만 바꾼 중국 짝퉁 상표 ‘바리바게뜨’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김밥천국’, ‘설빙’, 심지어 ‘횡성한우’도 중국산 짝퉁 피해를 봤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허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아세안 지역에서 국산 제품 브랜드를 베끼거나 도용한 건수는 2014년부터 올 8월까지 1638건에 달했다.

다행히 교촌치킨은 사전에 중국에 상표 등록을 해둔 덕분에 짝퉁과의 전쟁에서 이겼다. 나머지 대부분은 중국 내 유사 상표가 먼저 출원되는 바람에 짝퉁이 정품 행세를 해도 막을 도리가 없다.

정부는 이런 피해를 막고자 올해 처음 ‘현지화 지원사업’을 통해 한국 농식품 수출 기업의 상표권 출원을 지원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상표권 출원을 지원받은 업체는 152곳으로 이 가운데 45.4%인 69곳이 중국에 상표권을 출원했다. 라떼, 요거트 등 음료용 파우더를 제조유통하는 중소기업 ‘오렌지피플’도 지난 10월 현지화 지원 사업을 통해 중국에 상표권 출원을 신청했다. 이 업체는 수출 물량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브랜드를 보호하고 유사 상표 피해를 예방하고자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지화 지원 사업은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한국 농식품의 원활한 수출을 돕기 위한 사업으로 2015년 9월 시작됐다. 검역, 현지 법령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통관에 필수적인 라벨링을 제작, 등록을 지원한다. 현지 수입업체(바이어)를 대상으로 현지에 알맞은 포장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고 수입식품 등록 및 검사 등 한국 농식품의 수입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특히 19개국 91곳의 현지 법무법인, 통관사, 관세사 등 전문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원 효과를 높였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현지화 지원을 받은 업체는 2015년 첫해 102건에서 지난해 954건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12월 기준 1095건으로 1년 사이 14.8% 늘었다.

김민욱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앞으로 수출 업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쌓인 자문보고서 1000여건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현지화 지원 사업 영역과 지원 대상 국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7-12-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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