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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신생아 4명 사망 세균 감염탓? 납득 어려워”…엇갈린 소견

국과수 “신생아 4명 사망 세균 감염탓? 납득 어려워”…엇갈린 소견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12-18 21:02
업데이트 2017-12-1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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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의 시신을 18일 부검해 복부의 가스팽창은 확인했지만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세균감염에 따른 동시 사망 추정 가능성에 대해서 “의료인으로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국과수는 “육안 관찰만으로는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1차 소견을 밝혀 한달 뒤로 예상되는 최종 발표까지 사망 원인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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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무(오른쪽)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이 18일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소 대회의실에서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7.12.18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양경무(오른쪽)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이 18일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소 대회의실에서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7.12.18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숨진 신생아 4명 중 3명의 혈액배양검사를 한 결과 ‘그람음성균’에 해당되는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 확인됐다고 이날 밝힌 바 있다.

국과수는 이날 오후 부검이 끝난 뒤 부검장소였던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브리핑을 열어 “신생아는 조직 현미경 검사 및 각종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야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이날 이봉우 중앙법의학센터장 등 법의관 5명을 투입해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법의관들은 이날 숨진 환아들의 장기를 육안으로 검사한 뒤 감염질환 가능성 점검과 조직현미경 검사를 위해 소·대장 내용물, 흉강체액 등 여러 종류의 인체 검사물을 채취했다. 채취한 검체는 질병관리본부로 보낼 예정이다.

국과수는 또 “모든 아기에게서 소·대장의 가스팽창 소견이 육안으로 관찰된다”면서도 “장염 등의 정밀한 진단은 조직현미경 검사, 검사물에 대한 정밀감정을 추가로 진행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경무 서울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은 “장에 가스가 차는 경우는 아이들이 저산소증에 빠져 산소 공급이 안 되거나 미숙아가 우유를 제대로 먹지 못해 장내 세균 수 변화가 있는 경우 등 매우 다양하다”며 “장 팽창 자체만으로 특정 질환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환아들이 짧은 시간 동안 연이어 사망한 원인을 특정 감염균으로 규정하는 시각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 과장은 “감염은 함께 될 수 있지만 사람마다 면역 상태나 몸 상태가 달라 동시 사망 원인을 감염균으로 보는 것은 의료인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무기록 등을 살펴 가면서 감염체 외에 아이들의 수액 세트, 투약한 약물 등을 분석하고 검사하는 단계적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혈액배양검사를 바탕으로 ‘그람음성균’ 감염을 사망원인을 추정했는데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떨어진 신생아에게 폐렴과 요로 감염 등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신생아의 사망에 치명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2012년 국내 연구팀이 서울, 경기 지역의 6개 유명 대학병원 로비에서 세균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그람음성균이 전체 76개 시료 중 84.2%인 64개가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과거 국내 산후조리원에 입원한 신생아들이 집단 폐렴 증상을 보여 사망위험을 초래했고 일부는 세균 감염으로 미숙아의 폐가 기흉처럼 급작스럽게 터져 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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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20171218-1940-51-74
ss-20171218-1940-51-74 이한영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소에서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7.12.18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그러나 국과수는 사망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해보겠다는 계획이다.

양 과장은 환아들이 완전 정맥영양 치료 도중 약물 과다투여 등으로 사망했을 확률을 두고는 “어떤 것이든 병원에서 쓰는 약물은 그런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며 “(그런 점을) 고려해서 조사하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현장에서 수거된 수액과 주사기 세트를 정밀 감정해 투약과 관련한 병원 측 과실이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양 과장은 “80∼90분 내에 한꺼번에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소생술을 한다는 것은 사망이 임박했다는 뜻”이라며 “사망 예측이 있었다면 소아 담당이 유족에게 설명했을 텐데 유족은 그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런 점에서 환아들의 상태가 급속히 악화했을 것이라고 양 과장은 추정했다.

국과수는 “부검에서 채취한 검사물과 현장 역학조사 검체들에 대한 질본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고,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수거된 약품 감정과 오염 여부 검사도 진행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현장 재조사 등을 포함해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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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소에서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7.12.18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이한영(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소에서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7.12.18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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