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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공포정치 재가동…숙청 무풍지대 총정치국 ‘군기 잡기’

김정은 공포정치 재가동…숙청 무풍지대 총정치국 ‘군기 잡기’

입력 2017-11-20 21:08
업데이트 2017-11-2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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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군 총정치국을 검열해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을 처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공포정치가 재가동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내세워 군부 최고 실세였던 황병서를 처벌하면서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가정보원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를 통해 “최룡해 주재하에 당 지도부가 불순한 태도를 문제 삼아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이에 따라 총정치국장인 황병서와 제1부국장인 김원홍을 비롯해 총정치국 소속 장교들이 처벌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정치국은 인민군을 정치·사상적으로 지도하는 군내 최고 권력기관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직후 이영호 총참모장과 장성택 주도로 노동당 간부 등을 숙청·처형하는 데 총정치국을 앞세웠다. 지난해 우리의 국정원 격인 국가안전보위성 간부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할 때도 총정치국만은 무풍지대였다. 그러나 이번 처벌을 통해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총정치국까지 권력의 고하를 따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룡해는 지난달 7일 북한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인사 개편을 통해 당 중앙군사위원과 당 조직지도부 부장에 임명됐다. 최룡해와 권력 서열 2~3위를 다투던 황병서 및 지난 4월 복권된 김원홍에 대한 처벌은 특정 권력기관의 독점을 허용치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원홍은 국가안전보위상을 맡았던 올해 초 혁명화 조치를 당한 뒤 4월 총정치국으로 복귀한 지 6개월여 만에 다시 처벌을 받게 됐다.

 2014년 최룡해를 밀어내고 총정치국장을 차지했던 황병서는 다시금 최룡해와 운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황병서는 과거 김정은의 생모인 고용희의 신임을 받아 김정은 후계 체제 구축에 일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승승장구했다. 국정원은 황병서가 지난달 이후 공식석상에서 사라지자 휴민트(HUMINT·인적 정보)를 가동해 이 같은 첩보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정원은 황병서와 김원홍 등에 대한 처벌 수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선군정치라는) 비정상적 정치하에서 노동당이 20여년 동안 이런 것(검열)을 못 한 측면이 있었다”며 “불순한 태도를 문제 삼았다는 것 등을 보면 경고, 군기 잡기 수준에서 나름의 체제 단속 차원으로 (처벌)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7-11-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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