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범죄 전과자, 출소 뒤 또 사기
인터넷 거래 뒤 가짜 좌석도 보내전국서 50여명 3000만원 피해
가수 나훈아의 ‘드림콘서트’ 티켓을 둘러싸고 수천만원대 암표 사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가수 나훈아
나훈아 콘서트 티켓은 지난달 5일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서울 공연은 7분, 부산 공연은 12분, 대구 공연은 10분 만에 동났다.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지모(26)씨는 같은 달 8일부터 중고나라에 티켓을 장당 22만~25만원에 판다는 글을 잇달아 올리기 시작했다. 티켓은 발송 주소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전달하겠다고 했다. 입금이 되면 티켓 구매 희망자들에게 사이트에 뜬 좌석을 사진 찍어 보냈다. 자신이 암표 전문업체 직원이라고 말하며 구매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서울공연 티켓 발송일인 지난 16일이 되자 지씨는 구매자들에게 “티켓이 판매업체로부터 강제로 취소됐다. 환불해 주거나 다른 티켓을 구해 보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환불은 이뤄지지 않았고, 지씨가 티켓을 구매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에게 찍어 보낸 좌석도도 모두 조작된 것으로 판명됐다. 같은 좌석의 티켓이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판매된 정황도 드러났다. 지씨는 각종 콘서트 티켓과 컴퓨터 부품 등으로 중고거래 사기를 꾸준히 저질러 온 동종 범죄 전과자로 확인됐다. 지난 8월 4일 출소한 사실도 파악됐다.
티켓 발송일이 다음달 6일인 부산공연과 같은 달 27일인 대구공연의 티켓 구매자들까지 사기임을 알게 되면 전체 피해자는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들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것과 더불어 돈을 변제받기 위한 민사소송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피해자는 “나훈아 콘서트 티켓을 샀다고 했을 때 기뻐하시던 부모님의 표정이 눈에 선한데 사기라니 분통 터진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는 “나훈아 콘서트 보러 오겠다고 일본에 사는 가족이 비행기표까지 끊었는데 참 난감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7-10-25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