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전거/이순녀 논설위원

입력 : 2017-10-13 17:54 ㅣ 수정 : 2017-10-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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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자전거 타기를 처음 배우다 크게 넘어진 이후로 자전거는 늘 두려운 존재인 동시에 동경의 대상이었다. 바구니가 달린 예쁜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골목을 누비거나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도로를 신나게 달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막상 자전거 앞에만 서면 간이 콩알만 해지니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오래 잊고 지냈던 자전거에 대한 욕망이 되살아난 건 ‘따릉이’(서울시 공공자전거) 때문이다. 버스와 지하철역에 나란히 놓인 연두색 바퀴의 자전거들이 예상치 않게 도전 본능을 자극했다. 출퇴근길 정장 차림으로 따릉이를 타고 이동하는 직장인들의 날렵한 모습이 어찌나 멋져 보이는지.

그리하여 긴 연휴의 며칠을 자전거 배우기에 투자했다. 마지막 기회다 생각하고 각오를 단단히 한 덕분인지 예전과 달리 용기가 두려움을 앞섰다. 몇 번의 좌절 끝에 한강 공원의 자전거 길을 혼자 달릴 수 있게 됐을 때의 희열이라니.

나이 들수록 자꾸 움츠러드는 나 자신에게 새삼 다짐한다. “뭔가 배우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단지 게으를 뿐.”
2017-10-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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