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의 메디컬 IT] 미세먼지와 비만

입력 : ㅣ 수정 : 2017-09-1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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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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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열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올해 주요 뉴스 중에는 우리 주변의 환경과 관련한 내용이 적지 않다. 봄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여름에는 가뭄과 장마, 입추를 지난 요즘에는 살충제 달걀까지 수많은 뉴스가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필자는 올해 환경 관련 주요 뉴스를 별로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주변 환경 요인이 우리의 행복과 안녕에 결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주로 연구하는 당뇨병, 비만, 내분비 영역에서도 각종 환경 인자가 다방면으로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각종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이 물질들이 생태계 다양한 동식물의 정상적 생리작용을 교란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에 여러 나라에서는 관련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환경 인자 중 대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 중 하나로 ‘미세먼지’가 있다. 대기에 떠다니는 먼지 중 10㎛(100만분의1m) 이하 크기의 먼지를 PM 10이라 표기한다. 이 크기 이하의 먼지는 인체의 폐포에 직접 침투해 인간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2.5㎛ 이하 크기의 먼지는 PM 2.5라고 별도로 구분하기도 한다. 여러 연구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수록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사망률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당뇨병, 비만 등 대사질환의 위험 증가에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필자는 미세먼지가 체중 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빅데이터 기반 연구를 수행했다. 한국계 글로벌 스타트업체에서 수집한 세계적 규모의 체중 관리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의 체중 감량에 대한 대기 오염 인자의 영향력을 분석했다.

필자와 연구팀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수록된 정보 중 민감 정보를 제외한 개인의 체중관리 기록과 위치정보 기술을 이용해 서울을 포함해 앱 사용자가 많이 거주하는 세계 10개 도시의 대기 오염 정보를 연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전 세계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서울을 비롯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시 거주자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체중 감량 효과가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미세먼지가 인간의 체중 감량을 위한 인위적 노력에 독립적이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런 부정적 영향은 PM 10보다 PM 2.5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칼럼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인간의 건강에 기후, 환경 등 다양한 외적 인자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요인들을 파악해 우리가 좀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아쉽게도 현시점의 서울은 시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최적의 도시는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미세먼지와 같은 다양한 환경 인자는 우리들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가변적 요소다. 이런 요인을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우리와 그 후손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이 하나하나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2017-09-1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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