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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레드라인 넘은 北, 진정한 한·미 동맹 보여줄 때

[사설] 레드라인 넘은 北, 진정한 한·미 동맹 보여줄 때

입력 2017-09-03 22:28
업데이트 2017-09-0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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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핵실험으로 소형화 가능성… 한반도 전쟁 막는 데 진력해야

북한의 핵 협박이 막장까지 갔다. 어제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핵실험과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도발이다. 이번 실험은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최종 단계다. 5차 핵실험에서 실패한 증폭핵분열탄보다 한 단계 앞선 수소탄이 성공했다는 게 북한 주장이다. 위력도 기상청의 지진 감지 수치로 봐서 역대 최대급이다. 그들 주장대로라면 북한의 핵무장 일정은 급격히 당겨져 레드라인(금지선)을 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북한은 어제의 핵실험으로, 우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ICBM의 마지막 단계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의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소형화한 탄두를 단거리 및 중장거리 미사일에 장착시켜 남한을 포함한 일본, 미국의 타격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일보 직전에 도달한 것은 확실하다.

북한의 목표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핵실험 직전 “ICBM에 장착할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보도하고 김정은이 직접 소형화한 수소폭탄을 만지는 사진을 공개했다. 어제의 북한 매체 보도와 핵실험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결의 무기가 되는 핵과 미사일로 주도권을 쥐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이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대화냐, 대결이냐 둘 중 하나다.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로 볼 때 제재의 수위를 높여 초강력 압박을 가하면서 조금 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살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중국이다.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이 핵심이지만 미국에 대북 대화를 촉구해 온 중국이 입장을 급선회할 공산은 크지 않다.

그렇다고 미국이 언제까지고, 두 손에 깍지를 끼고 중국과 북한을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다. ICBM의 재진입 기술을 북한 스스로 증명하는 시점은 대략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명운의 주도권이 바뀌는 게임체인저를 목도해야 한다. 미국은 그런 상황이 되기 전 북한의 핵 시설 타격에 나설 수 있다. 한반도가 심각해졌다.

한·미가 정상 간 대화를 포함해 긴밀하고 진정한 동맹을 보여 줄 때다. 반드시 막아야 할 전쟁이지만, 이제는 최소화하는 방안도 생각할 단계에 왔다. 하지만 핵실험 4시간이 지나서야 발표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핵·미사일이 목전에 이른 지금 ‘최고의 응징’, ‘외교적 방안 모색’, ‘전략 자산 전개 협의’만을 앵무새처럼 외치는 정부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2017-09-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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