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 만기출소, 정치적 행보는?…“정치 멀리 하고, 산천 다녀볼까 해”

한명숙 전 총리 만기출소, 정치적 행보는?…“정치 멀리 하고, 산천 다녀볼까 해”

장은석 기자
입력 2017-08-23 09:37
업데이트 2017-08-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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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만기 출소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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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풍선 받는 한명숙 전 총리
노란 풍선 받는 한명숙 전 총리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활짝 웃고 있다. 2017.8.23
한 전 총리가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지만, 한 총리는 지난 5월 공개된 옥중 편지에서 출소 후에는 정치와 멀리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5시 10분쯤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한 전 총리는 교도소 정문을 나와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을 한 뒤에 “이렇게 이른 아침에 저를 맞아주시기 위해 의정부까지 와주신 여러분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덕분에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며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믿고 사랑을 주신 수많은 분의 믿음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나겠다”며 인사말을 마무리한 한 전 총리는 별다른 질문은 받지 않고 측근들과 함께 현장을 떠났다.



한 전 총리는 당분간 정치권과 거리를 둘 전망이다.

지난 5월 17일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전 총리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한 전 총리는 “출소 후에는 되도록 정치와 멀리 하면서 책 쓰는 일과 가끔 우리 산천을 훌훌 다니며 마음의 징역떼를 벗겨 볼까 합니다”라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8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다음은 한 전 총리가 지난 5월 썼던 옥중 편지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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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지인에게 ’옥중서신’을 보내 ”다시 봄바람이 분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전 총리에게서 오랜만에 편지를 받았다”며 서신을 공개했다.  강기석 위원 페이스북=연합뉴스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지인에게 ’옥중서신’을 보내 ”다시 봄바람이 분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전 총리에게서 오랜만에 편지를 받았다”며 서신을 공개했다.
강기석 위원 페이스북=연합뉴스
다시 봄바람이 붑니다.

어느 영웅이나 정치인이 만든 봄바람이 아닙니다.

소박한 꿈을 가진 보통사람들과 작은 바램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만들어 낸 역사의 봄입니다.

참으로 든든하고 기쁩니다.

색깔론 북풍 흑색선전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았던 낯선 선거였습니다.

보수세력 뿐 아니라 우리와 뿌리가 같았던 이들까지 치부를 들어 낸 색깔론은 이제 그 효력이 다 한 것 같습니다.

시민들의 면역력도 한층 강해졌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얻은 큰 소득입니다.

어떤 일이 닥쳐도 꼭 이겨야 한다는 시민들의 맞잡은 손이 끝까지 문재인을 지켜주고 승리를 얻어 낸 그 헌신성과 간절함에 감동 받았습니다.

선거 일주일 전부터는 숨도 크게 쉴 수 없을 정도로 마음조림과 불안감이 몰려 와 홀로 견뎌내기 참 힘겨웠습니다.

혹시나 북한이 핵실험이나 하지 않을지, 온갖 상상을 하며 마음 조렸습니다.

선거 사흘 전부터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번엔 무슨 일이 생겨도 서로 힘있게 손을 맞잡은 시민들의 강한 의지와 끈을 끊어내진 못 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젠 걱정없습니다.

지금 걷는 길이 비록 가시밭길이어도 두렵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의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위대한 시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맞잡은 그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서 사람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놓아 줄 것입니다.

전 봄 지나 여름 끝자락이면 세상과 만납니다.

출소 후에는 되도록 정치와 멀리 하면서 책 쓰는 일과 가끔 우리 산천을 훌훌 다니며 마음의 징역떼를 벗겨 볼까 합니다.

이제는 험한 길이어도 바보들이 문재인을 지켜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워 주세요.

전 건강 잘 지키겠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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