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유명식당 평가 미슐랭가이드, 꿀직장?…“이렇게 일 많을 줄이야”

유명식당 평가 미슐랭가이드, 꿀직장?…“이렇게 일 많을 줄이야”

입력 2017-04-30 11:11
업데이트 2017-04-30 11:1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세계적인 레스토랑 안내서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원이라고 하면 언뜻 유명 식당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이나 먹는 쉬운 직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미국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슐랭 가이드 프랑스편[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슐랭 가이드 프랑스편[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슐랭 가이드 평가원으로 12년간 일한 뒤 현재 미슐랭 가이드 영국과 아일랜드편의 에디터로 일하는 레베카 버는 미슐랭 가이드 평가원이 실제로 하는 일에 대한 질문에 “저도 이만큼이나 일이 많은 줄 상상도 못 했다”고 답했다.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9년간 요리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버는 1998년 무역 잡지에서 평가원 모집 공고를 보고 응시했다가 합격했다.

평가원은 버처럼 요리나 접대 분야에서 10년 이상 훈련 기간을 거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버는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로 팀이 구성돼 있으면 도움이 된다며 “이상적인 후보는 요리사겠지만 매니저도 있고, 와인에 특화한 사람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합격자는 6개월간 훈련을 받으며 평가원으로서 알아야 할 기본적 사항을 터득하게 된다.

일단 평가 대상으로 정한 식당은 익명으로 예약하고, 식사 후에는 계산해야 한다. 식사 후에는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음식 사진을 찍고, 관련 뉴스를 모니터링하며 최대한 많은 횟수를 방문해 자신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이렇게 1년 동안 방문하는 식당이 최소 275곳에 이른다.

버는 “미슐랭이 상당히 진지한 회사라는 것을 곧 깨달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새로 문을 여는 식당을 쫓아다니고 회사의 영역 확대에 발맞추다 보면 출장은 일상다반사다.

그는 “방금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돌아왔다”며 한 달의 3주 이상을 출장지에서 보낸다고 밝혔다. 출장은 음식에 대한 식견을 넓히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해외 출장이라고 화려함을 기대해선 곤란하다.

그는 “시골 식당에 가서 혼자 밥을 먹는 상황에 대비돼 있어야 한다”며 “한여름에 진짜 습할 때 홍콩에 가서 호텔을 돌아다니며 점심과 저녁을 먹는다고 하면 매우 피곤한 일이 된다”고 말했다.

신분을 속이고 익명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호텔이나 식당에 예약할 때는 보통 가명을 선택하는데 요즘은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저장해두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다시 가야 할 때 다른 신원 정보를 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다.

버는 “가족이나 친구 이름이 다 고갈되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한 동료는 익명으로 호텔을 찾았다가 호텔 직원이 이름을 부르며 인사했는데 자신이 댄 이름인 줄 모르고 지나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버는 헤어스타일이나 옷을 정기적으로 바꿔 변화를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분이 들통난다고 해도 세상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버는 조언했다. 요리사들도 프로여서, 단순히 평가원만을 위해 음식을 바꾸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은 있지만 맛있는 식사 외에 실력 있는 새로운 요리사를 발굴한다는 보상이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버는 말했다.

그는 “지역을 훑고 다니다가 잠재력이 있는 새로운 요리사를 발견하는 일은 항상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런 능력 있는 요리사를 발굴하는 데는 인터넷이나 잡지보다 현지인들의 입소문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평가원들은 지역 주민들이나 술집 바텐더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찾아낸 요리사들이 꽃을 피우며 실력이 진화하는 것을 보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평가원들은 지역팀 별로 한 해에 한 번씩 모여 어떤 등급을 줄지를 논의한다.

버는 “각 식당에 관한 보고서를 모두 살펴보며 이야기를 하는데 다 보려면 최소한 하루 이틀은 걸린다”고 말했다.

미슐랭 가이드의 평점은 별점으로 나뉜다. ‘1스타’는 ‘매우 좋음’, ‘2스타’는 ‘돌아가더라도 들를 가치가 있다’, ‘3스타’는 ‘특출난 요리로, 이 요리만을 위한 특별한 여행도 할 만하다’는 의미다.

별점이 하나만 떨어져도 식당 영업에 엄청난 타격을 주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며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이 버의 설명이다.

반대로 새로 별점을 받은 식당은 잠재력을 키울 기회가 주어진다.

새로운 식당에 별점을 주거나 별점을 조정하려면 평가원은 사전에 3번 이상 방문한 뒤 결정을 내려야 한다.

버는 지역 구분 없이 같은 별점을 받은 식당은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하는 균질성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1스타는 밀라노나 홍콩에서 1스타와 같다. 바로 이런 것이 (미슐랭 가이드)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